NYT “트럼프 장남, 대선 때 '힐러리 정보' 약속받고 러시아측 접촉" 폭로

7일 독일서 첫 양자회담 갖는 도널드 트럼프(오른쪽)와 블라디미르 푸틴. 사진=AP/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온라인뉴스팀] '친러' 의혹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사이버보안대'(Cyber Security unit) 창설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드러나 미국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미 대선 기간 러시아 해킹에 대한 ‘추궁’ 대신 ‘공조’를 제안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당인 공화당도 “역대급 멍청한 생각”이라고 비난에 가세했다.

사이버보안대 창설 협의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직접 공개하면서 확인됐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푸틴 대통령과 나는 뚫을 수 없는 철옹성 같은 사이버보안대를 조직해 선거 해킹을 비롯한 다른 많은 나쁜 일로부터 보호되고 안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적었다.

러시아의 대선 해킹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기보단 러시아를 포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그러자 하원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애덤 쉬프(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CNN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사이버보안대와 관련해 신뢰할 수 있는 그런 파트너가 아니다"면서 "이 나라에 매우 위험한 순진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만약 그것이 우리의 선거 시스템 방어를 위한 최선책이라면 우리는 차라리 우리의 투표함을 모스크바에 메일로 보내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만나 지난해 러시아의 해킹 사건을 넘어서고 싶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즉각 트위터에 글을 올려 "현실과 실용주의는 푸틴과 관계를 맺는 것을 요구하지만, 그는 절대로 믿을만한 동맹이나 신뢰할 수 있는 건설적인 파트너가 아니다"면서 "사이버보안대 문제에 관해 푸틴과 협력하는 것은 '화학무기기구'를 놓고 (시리아의) 아사드와 협력하는 것과 흡사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N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의 사이버보안대 창설 제안에 대해 “내가 그동안 들어본 것 중에 가장 멍청한 생각에 가깝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트럼프가 푸틴에 대해 ‘맹점(blind spot)’을 갖고 있으며, 이 때문에 트럼프는 자신을 해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를 처벌하지 않고 앞으로 나가겠다는 생각은 그의 대통령직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사진=AP/연합뉴스
한편,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이 이날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 측 인사와 만났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러시아 스캔들 논란이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NYT는 트럼프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해 대선 당시 러시아 측 변호사를 별도로 만났다고 보도했다. 회동 시점은 지난해 6월 9일로 러시아 당국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가 맨해튼 트럼프타워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베셀니츠카야와 트럼프 주니어가 회동한 자리에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폴 매너포트 전 선거대책본부장도 함께했다. 쿠슈너와 매너포트는 '러시아 커넥션 의혹'과 연루된 것으로 지목된 인사다.

NYT는 이 만남이 러시아 측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로 약속하면서 성사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트럼프 주니어는 성명을 내고 "지인의 요청으로 만났을 뿐이며, 상대의 이름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베셀니츠카야도 성명을 내고 10분가량 진행된 만남에서 "대선과 관련된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 러시아 정부를 대변해서 행동하거나 러시아 정부 대표단과 관련된 사안을 언급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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