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온라인 뉴스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고 방위비 분담금과 공정 무역, 난민 문제 등 주요 현안과 관련해 신경전을 벌였다.

양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사진촬영 과정에서도 냉랭한 분위기를 노출했다. 사진기자들이 백악관 내 집무실 오벌오피스에 앉은 두 정상에게 악수하는 장면을 요청하자 메르켈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쳐다보며 “악수하지 않겠느냐”라고 물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말도 듣지 못한 것처럼 얼굴을 찌푸리고 손끝을 모은 채 기자들만 바라본 것이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안보무임승차론'에 근거한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공정무역 문제를 다시 제기했다.

그는 “나는 나토에 대한 강력한 지지뿐만 아니라 우리의 나토 동맹이 방위비의 공정한 몫을 낼 필요가 점을 거듭 밝혔다”면서 “많은 국가가 과거 많은 액수를 빚졌으며 이는 미국에 매우 불공정하다. 이들 국가는 그들의 몫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메르켈 총리는 나토 지침을 따라 독일은 국내총생산(GDP)의 2%를 방위비로 지출하도록 노력할 것임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고립주의자가 아니다. 나는 자유무역주의자이지만 공정한 무역을 지향한다”면서 “그동안 독일측 협상 대표들이 미국 대표들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냈다. 이제는 우리가 동등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자 메르켈 총리는 '윈윈'의 다자 무역협정을 옹호하면서 유럽연합(EU)과 미국이 무역협정 협상을 재개할 것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는 독일의 이민 정책에 대해서도 각을 세웠다. 그는 자신의 반 이민 정책이 인종차별적이라는 논란과 관련 “이민은 권리 아닌 특권이며 국민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불법 이민은 반드시 통제돼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이 경우에도) 난민들을 중심에 둬야 한다. 우리는 난민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나는 이런 점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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