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플린, 러시아대사와 통화접촉 '제재 해제' 논의 "부적절한 내통"

언론 폭로에 부통령 속여 거짓해명 드러나…거센 사퇴압력에 자진하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범 25일 만에 중도하차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사진=연합뉴스/AP
[데일리한국 김청아 기자] 미국 백악관 안보사령탑인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전격 사퇴했다.

사유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전인 인수위원 자격으로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대사와 접촉해 미국의 ‘대(對) 러시아 제재 해제’를 논의하는 등 러시아와 ‘부적절한 내통’을 했다는 행위 때문이다.

CNN 등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13일(현지시간) 플린 NSC보좌관의 사퇴를 발표한 백악관의 공식 성명을 보도했다.

플린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25일만에 첫 번째 낙마자이자, 역대 백악관 선임보좌관 중 ‘최단명 보좌관’의 오명까지 얻었다.

플린은 이날 사퇴 입장문에서 NSC 보좌관 임무를 앞두고 외국장관 및 대사들과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원활한 정권 이양과 대통령과 해외 지도자의 관계 형성을 돕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러시아 대사와 전화 통화 사실이 불거지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포함한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불완전한 정보’를 제공해 이들이 언론에다 거짓 해명을 하도록 한 상황에 대해서도 정중히 사과했다고 플린은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러시아측과 부적절한 접촉뿐 아니라 행정부 고위 관계자에 거짓 보고를 한 행동이 플린의 권력 내 입지를 크게 위축시켰고, 사퇴 압력이 거세지자 결국 자진사퇴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했다.

미국 행정부의 안보라인 중요축인 백악관 NSC 보좌관의 중도하차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에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플린의 후임자로는 당분간 직무대행을 맡게 된 키스 켈로그 NSC 사무총장을 포함해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밥 하워드 예비역 해군중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켈로그 직무대행은 학사장교인 학군단(ROTC) 출신으로 1967년 베트남전에 참전했고, 이후 미군의 그레나다 침공, 이라크전을 수행했던 직업군인이다. 중장 퇴역 뒤 오라클에서 고문으로 재직하다 지난해 말 트럼프 당선자에 발탁돼 NSC 사무총장직을 맡았다.

퍼트레이어스 전 CIA국장은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CIA 외에도 중부사령부 사령관을 지낸 안보 전문가로 트럼프 당선자 시절 국무장관 후보에 거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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