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주권침해·언론제약 등 미국 핵심가치 위협땐 "침묵하지 않겠다"

미국민에겐 "민주주의 가치 위해 싸우고 일해야 한다" 희망 메시지 전달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임기 마지막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AFP
[데일리한국 김청아 기자] 퇴임 이틀을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이 임기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에게 ‘비정상에 대한 경고’를, 미국민에겐 ‘민주주의 희망’을 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갖고 퇴임 이후에 미국의 핵심가치가 위협받는다고 느껴지면 침묵하지 않고 반대 목소리를 표출하겠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미국적 핵심가치의 위협 사례로 오바마는 조직적 차별이 승인되거나, 국민들이 투표하고 선거권을 행사하는데 제한을 받거나, 이견과 언론을 침묵시키려는 제도적 시도가 있을 때라고 꼽으며 이를 ‘비정상인 작동’으로 적시했다.

특히 “미국에서 자라고, 모든 점에서 사실상 미국인인 아이들을 강제 체포해서 다른 곳으로 보내려는 시도가 있을 때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이같은 발언은 트럼프의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이 미국의 핵심가치를 위협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동시에 오바마 자신이 반대 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한, 트럼프가 언론의 비판 기능을 약화 또는 저하시키려는 의도로 백악관 기자실의 외부 이전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에도 오바마는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백악관 출입기자들을 향해 “여러분이 이 건물(백악관)에 있음으로써 이 곳이 더 잘 작동하게 만든다”고 강조한 뒤 언론인들이 정직함을 유지하고, 더 치열하게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기자는 아첨꾼이 아니라 회의론자가 되어야 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며 “막강 권력을 가진 자들을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국민들에게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오바마가 고별 기자회견 장소로 다른 곳이 아닌 백악관 출입기자단의 공간인 브리핑룸으로 잡은 것 자체가 일부러 트럼프의 언론 제약 시도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상징적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비정상’ 시도에 경고를 날린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민들에게는 ‘미국의 핵심 가치’를 낙관하고 지키기 위한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는 “제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우리가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단지 그것을 위해 싸우고, 일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그저 얻어지는 당연한 것으로도 여겨서는 안된다”고 말해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실천을 미국민들에게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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