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최대 스마트폰 리더 부패스캔들에 걸렸다"

블룸버그 "갤럭시노트7 위기 이어 다시 두번째 위기 직면"

'삼성제국' 저자 제프리 케인 "실질적 리더서 축출 가능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뉴스를 실은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페이지. 사진=WSJ 사이트 캡처
[데일리한국 김청아 기자] “세계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의 리더가 한국의 부패 스캔들에 걸려들었다.”(월스트리트저널)

“삼성은 지난해 9월 발화 위험이 있는 갤럭시노트7을 시장에서 철수한 지 수 개월 만에 두 번째 위기에 직면했다.”(블룸버그통신)

“이재용 부회장의 혐의가 입증되면 그가 회사의 실질적인 리더 자리에서 축출 당할 수 있다.”(‘삼성제국’ 저자 제프리 케인)

16일 박영수 특검팀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소식에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이같은 내용을 긴급기사로 보도하고, 삼성과 이 부회장에 미칠 향후 영향을 전망하는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외신들은 대부분 이번 한국 특검의 영장청구를 삼성이란 글로벌기업이 입게 될 부정적 영향과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내 입지 변화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기사들을 쏟아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재벌 부패에 맞서 싸우려는 한국의 노력에 획기적인 사건이 되고, 삼성 경영권을 물려받으려는 이 부회장의 노력에 차질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대량리콜 사태로 휘청거렸는데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리더십 공백에 직면할 것”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기업 왕국을 재편하려는 (삼성의) 시도도 보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동시에 이 부회장 영장청구 등 정경유착 의혹 수사가 급속히 전개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부패 스캔들(최순실 게이트)에 더욱 깊이 빨려들 수 있다고 WSJ이 예상하기도 했다.

CNN은 삼성이 갤럭시노트7의 시장 철수 굴욕 뒤 이번 부패 수사와 관련성이 깊어지면서 기업 이미지가 더욱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역시 “한국의 특검 수사로 삼성그룹 경영권을 넘겨받을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과 한국 최대 기업의 리더십이 위태롭게 됐다”며 삼성이 직면한 제2 위기 상황을 언급했다.

이어 블룸버그는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삼성의 명성 손상은 물론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의 우려 섞인 견해를 실었다.

특히 외신 보도 중 가장 자극적인 것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기사로 ‘삼성 제국’이란 책을 펴낸 서울 주재 저널리스트 제프리 케인의 입을 빌어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 축출’ 가능성을 흘린 내용이다.

LAT는 한국에서 재벌로 불리는 거대 족벌기업 대표가 기소되는 역사는 예전부터 있어온 일“이라며 ”삼성이 한국과 세계에서 쌓아올린 명성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는 두드러진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일본 교도통신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하는 신중론이 제기됐지만, 정경유착에 대한 비판 여론에 밀려 강경론이 관철됐다”고 평가하며 “이에따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뢰 혐의 수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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