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창업 美실리콘밸리 '줌피자' 구글·스탠퍼드대 등서 인기

소스 뿌리고 바르기 로봇이 담담…이동식오븐 이용 도착직전 구워

'브루노' 로봇이 토핑 작업이 끝난 '줌피자'를 오븐으로 옮기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로봇이 피자를 직접 만들고, 달리는 배달차의 오븐에서 갓 구워내는 ‘즉석 로봇 피자’가 미국에 등장, 인기를 끌고 있다.

즉석 로봇 피자로 유명해진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신생창업기업)인 줌피자(ZUME PIZZA INC.)에서 만든 ‘줌피자’이다.

29일(현지시간) LA타임즈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줌피자는 공동창업자인 줄리아 컬린스와 알렉스 가든이 실리콘밸리 마운틴뷰 지역에서 선보인 피자 브랜드다.

줌피자의 최대 장점은 손님이 주문한 피자를 가게에 구워서 배달하는게 아니라, 배달차에 설치된 이동식 오븐에서 도착 4~5분 전에 구워 가장 맛있을 때에 음식을 손님 손에 전달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음식 제조와 배달에 걸리는 시간이 약 22분으로, 일반피자 45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훨씬 빠르다.

이런 줌피자의 경쟁력은 사람과 로봇의 효율적인 작업 분담 시스템에서 나온다.

줌피자에서 로봇은 주문과 계산, 배달뿐만 아니라 피자 제조에도 직접 참여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공동창업주인 컬린스는 식당주인, 가든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X박스 게임을 총괄한 전문가들이다. 피자 제조와 경영에서 컬린스의 현장 노하우를, 로봇 운용에선 가든의 IT기술이 융복합을 이뤘던 것.

줌피자에서 로봇은 소스 뿌리기, 소스 바르기, 오픈에 피자 투입 등 단순작업을 실행하지만, 매우 정교하고 일관성 있는 프로세스와 생산성을 창출해 내고 있다.

피자 제조의 핵심작업인 도우 만들기, 토핑 얹기는 물론 사람이 맡는다.

즉, ‘페페와 존’이라 불리는 로봇은 사람 작업자한테 넘겨받은 둥근 도우 위에 토마토 소스를 뿌리고, 이어 ‘마르타’ 로봇은 도우에 소스를 골고루 바른다.

손님이 주문한 토핑 재료를 사람이 직접 도우 위에 얹는 작업이 끝나면 ‘브루노’ 로봇이 넘겨받아 오븐에 집어 넣어 약 426도 열기로 1분 30초 동안 부분굽기를 마친다.

부분굽기를 끝낸 피자는 앞에서 언급한 줌피자의 최대 장점인 ‘배달 중 즉석조리’를 가능케 하는 ‘이동식 오븐’을 장착한 배달차에 역시 ‘빈첸시오’라는 로봇이 옮겨 놓는다. 배달차에는 이동식 오븐이 56개 설치돼 있다.

이렇게 배달차에 오른 피자는 주문자의 집에 도착 전 4분쯤 탑승한 직원이 오븐에 넣어 3분 30초간 굽고 30초간 식혀서 주문자의 손에 넘긴다.

줌피자 창업기업은 이동식 오븐을 이용한 ‘배달 중 피자굽기’ 기술을 지난 3월 특허인가를 받아, 4월에 개업해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줌피자는 실리콘밸리에 소재한 구글 등 많은 IT업체와 스탠퍼드대학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자, 배달차를 증차하는 한편 배달지역도 실리콘밸리 근처의 새너제이, 베이 지역으로 확대키로 했다.

한편, 연간 390억 달러(약 42조 9000억원)에 이르는 미국 피자 시장에서 로봇을 이용하는 게 최신 트렌드이다.

배달피자로 미국 시장 40%를 차지하고 있는 도미노피자가 지난 3월 세계최초로 피자배달 로봇을 개발해 뉴질랜드에 시범실시를 앞두고 있다. 또한 피자헛도 연말에 아시아지역 매장에 주문과 계산을 돕는 로봇페퍼를 도입할 예정이다.

줌피자도 이동식오븐의 특허기술을 내세워 거대 피자 브랜드의 아성에 도전한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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