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청아 기자] 미국 대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점점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가 흑인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는 노동절 주말인 다음 달 3일(현지시간) 미시간 주(州) 디트로이트의 흑인교회에서 흑인 유권자를 대상으로 '위대한 믿음을 가진 목사들'(GFM)에서 연설할 계획이다.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압도적인 텃밭인 흑인 표를 약간만 빼앗아와도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는 계산에서다.

트럼프의 흑인 표심 공략은 이달 하순부터 본격화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측면에서 갈수록 약화하는 흑인의 입지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변신' 과정에서 허점이 드러나면서 트럼프는 비난을 자초했다.

지난 27일 미국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의 흑인 선수인 드웨인 웨이드의 사촌이 강도질하던 범인의 빗나간 총알에 맞아 사망하자, 트럼프는 트위터에 "내가 말했던 대로다. 흑인들은 이제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고인에 대한 애도는 뒷전인 채 정치적 주장만 앞세운 글이 올라오자, 흑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이어 그동안 트럼프를 위해 흑인 표를 끌어모으는 데 앞장서온 흑인 목사 마크 번스의 헛발질에 트럼프의 흑인 공략은 또다시 역풍을 맞고 있다.

트럼프의 대리인격인 번스는 지난 29일 '클린턴이 흑인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방하면서 흑인처럼 얼굴을 검게 칠한 클린턴의 카툰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뭇매를 맞고 하루 만에 삭제했다.

갈길 바쁜 트럼프의 선거 전략에 잇단 브레이크가 걸린 모양새다.

최근 미 NBC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서베이몽키가 지난 22~28일 조사해 30일 발표한 대선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은 48%의 지지율로 42%에 그친 트럼프를 6%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이런 가운데 LA타임스와 서던캘리포니아대(USC)의 공동 조사에서, 트럼프는 45.1%의 지지율을 기록해 클린턴(42.3%)에 2.8%포인트 앞서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클린턴은 이 조사에서 지난 24일 45.3%의 지지율로 꼭짓점을 찍은 후 줄곧 내리막을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각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분석한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의 평균 여론조사(18~29일)에서는 클린턴이 46.7%, 트럼프가 41.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