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에서 열린 장난감 박람회에서 전시된 레고 [서울=연합뉴스 자료사진]
(웰링턴<뉴질랜드> AFP=연합뉴스)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조립용 장난감 레고가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뉴질랜드 캔터베리 대학 연구팀은 레고가 무기 모양 장난감의 비중을 높이고, 전쟁을 방불케 하는 시나리오를 조립세트에 포함하는 등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각) 지적했다.

1949년 덴마크에서 처음 만들어진 레고는 지난 1978년 출시한 캐슬 세트에서 창, 도끼 등 무기 모양 장난감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연구에 따르면 현재 무기 모양 장난감들은 레고 전체 제품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크리스토프 바트넥 박사는 이를 레고가 다른 장난감 회사와 벌이는 '군비 경쟁'으로 비유하며 "레고가 더는 이전처럼 순수하지 않다. 이 같은 레고의 폭력성 증가는 게임을 풍부하게 하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우려했다.

연구팀은 1973년부터 작년까지 레고의 카탈로그를 분석한 결과 레고 조립세트에 첨부된 시나리오도 예전과 비교할 때 훨씬 폭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조립세트에 포함된 시나리오 40%에서 폭력성이 엿보인다"며 "특히 총을 쏘거나 위협하는 장면들이 최근 많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역시 레고의 폭력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레고가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는 데는 어린이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트렌드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장난감 회사들이 아이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더 재밌고, 폭력적인 제품을 만드는 '군비 경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레고의 대변인인 트로이 테일러는 "레고 제품들은 건축, 판타지, 충돌 등 다양한 활동의 이해를 촉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갈등이나 충돌 역시 아이의 성장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