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지구 17층 빌딩 4채 한꺼번에 붕괴…밤샘 총력 구조 작업

대만 남부 17만 가구 정전·고속철 운행도 중단…여진 가능성 우려

사진=SBS 자료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춘제(春節·설) 연휴가 시작된 6일 새벽 대만 남부를 강타한 규모 6.4의 지진으로 주상복합건물 네 채가 붕괴하는 등 모두 9개 건물이 무너져 최소 22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에는 생후 10일 된 여아도 포함돼 있다.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7일 오후 1시까지 모두 22명이 숨지고 어린이 30여명을 포함해 123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웨이관진룽(維冠金龍) 빌딩에서 사망한 주민만 20명에 이른다. 이밖에 타이난시 구이런(歸仁)구에서 한 여성이 쓰러진 물탱크에 깔려 숨졌고 한 공장 창고에서 직원 한 명이 지진 충격으로 떨어진 물건에 맞아 사망했다. 부상자도 510명에 달하고 있다.

대만 당국은 2천여명의 소방대원 등을 동원해 지진 생존자가 살아남을 수 있는 72시간내 골든타임까지 생존자를 구출해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만과 중국 언론들은 이날 지진으로 타이난(台南)시 융캉(永康)구의 17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인 웨이관진룽 빌딩 4개 동을 포함해 타이난시에서만 모두 6채의 건물이 붕괴했다고 보도했다.

대만의 일부 언론은 "붕괴된 빌딩촌 안에는 산후조리센터도 있었다"는 주민들의 이야기도 전했다. 특히 주변 건물들과 달리 웨이관진룽 빌딩만 이번 지진으로 완전히 무너져내렸다는 점을 거론하며 부실 시공 의혹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타이난시 동구에서도 5층짜리 창둥(長東)시장 건물이 비스듬히 기울어진 채 무너지면서 모두 70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이들 중 4명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구이런(歸仁)구의 7층 건물과 신화(新化)구의 은행 건물도 지진 충격으로 크게 파손되는 피해를 봤다.

이와 함께 타이난시와 가오슝(高雄) 일대의 17만 가구가 정전됐고 40만 가구에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 타이중(台中) 이남 지역에 대한 고속철 운행은 이날 전면 중단됐다.

이번 지진은 대만해협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만과 마주한 중국의 동남부 일부 지역에도 영향을 줬다. 홍콩 봉황망(鳳凰網)은 저장성 항저우∼광둥성 선전, 푸젠성 샤먼∼푸저우 구간을 운행하는 일부 열차 운행이 다소 지연됐다고 보도했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이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병원을 찾아 부상자들을 위로했고,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당선인도 100만 대만 달러(약 3천600만원)를 구호금으로 내놓았다.

대만과 중국 인터넷에서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만의 랜드마크 빌딩인 타이베이(台北) 101 타워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조명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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