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18차례 진정 접수돼…징계는 단 한번도 안 받아

사진 출처=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민형 기자] 미국 시카고에서 흑인 청년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해 살해한 백인 경관이 과거에도 과격 진압과 인종차별적 욕설 등으로 시민들로부터 수차례 항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과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최근 1급 살인죄로 기소된 시카고 경관 제이슨 반 다이크(37)에 대해 지난 14년의 재직 기간에 모두 18차례의 시민 진정이 접수됐다.

지난 2011년에는 34세의 흑인 남성이 음주운전 검문 중에 감기 시럽을 뱉어내라는 요구를 거부하자 반 다이크가 자신의 목을 졸랐으며, 팔을 등 뒤로 꺾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보다 앞서 2008년에는 20세의 흑인 남성이 교통사고 신고를 받고 온 반 다이크가 자신에게 총을 겨눴다고 진정을 제기했다. 지난해에는 한 흑인 여성이 경찰이 자신의 집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반 다이크가 인종차별적인 폭언을 퍼부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진정을 접수한 독립경찰감사위원회는 이들 18건의 진정 중 4건에 대해서 진정 내용은 사실이나 반 다이크의 행위가 정당했다고 판단했고, 나머지 대부분에 대해서는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2007년에는 41세 흑인 남성이 교통 검문 과정에서 반 다이크와 동료 경찰이 그를 거칠게 밀치면서 욕설을 퍼부었다고 호소했고, 위원회가 증거 불충분으로 결론을 내리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35만 달러(약 4억원)의 배상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번 자료를 공개한 비영리단체 인비저블 인스티튜트 관계자는 "반 다이크에 대해 제기된 진정은 대체로 과도한 무력 사용과 인종차별적 비방에 대한 것"이라며 "그러나 경찰 울타리 내에서 그는 반복적으로 처벌을 면하거나 묵인됐다"고 지적했다. WP는 시카고 현지 라디오 방송을 인용해 조사를 진행하는 독립경찰감사위원회가 대부분 전직 경찰들로 이뤄진 탓에 공권력에 편향된 결론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반 다이크를 포함해 시카고 경찰에 대해 접수된 5만6,361건의 진정을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4%만이 받아들여졌으며, 이 중에서도 백인 민원인이 제기한 진정이 받아들여지는 비율이 더 높았다고 WP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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