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소희 기자] 현재 담배 한 갑에 25 호주달러(2만1,000원)인 호주의 담배 값이 정부의 계획으로 2020년에는 30 호주달러(2만5,000원)로 오를 예정이다.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당 노동당이 24일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국민 건강 증진과 세수 확대를 위해 해마다 12.5%씩 담뱃값을 올려 2020년에 40 호주달러(3만3,000원) 이상이 되게 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호주 흡연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이 증가할수록 흡연율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골 거주자 중 소득 하위 20%는 흡연율이 30%를 약간 넘고, 도시 거주자 중 소득 하위 20%는 흡연율이 20%를 웃돈다. 반면 시골 거주자 및 도시 거주자의 소득 상위 20%는 흡연율이 각각 그 절반 수준이다.

이처럼 가난한 사람들이 담배를 더 피우는 만큼 담배 가격이 오를수록 가난한 사람들의 부담은 훨씬 크다. 노동당은 통상 가난한 사람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을 텃밭으로 하는 만큼 급작스런 이번 발표는 당내 일부 인사로부터 불만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노동당의 예비내각 재무장관 대변인인 크리스 보웬은 "가난한 사람들이 더 흡연을 하고 더 일찍 세상을 떠난다"며 "이는 노동당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담뱃값 인상을 주도한 빌 쇼튼 노동당 대표도 부모님 모두 흡연자였다고 털어놓으면서 "두 분 모두 흡연관련 질환을 앓았고 내가 생각한 만큼 사시질 못했다"며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호주 정부의 연간 수입 중 담배로부터 거둬들이는 세금 규모는 이미 유류나 양도소득세에서 나오는 것은 능가한다.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올해 담배로부터 94억 호주달러(7조8,000억 원)의 세수를 확보하게 돼 310만 명의 흡연자들은 1인당 약 3,000 호주달러(250만 원) 이상을 세금으로 내는 셈이다.

담배회사 BAT 오스트레일리아 측은 "노동당의 인상 계획은 불법적인 암시장만 더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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