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집권후 현직성장으로는 처음…범 석유방으로 '저우융캉' 연관설

사진 출처=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민형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칼날이 더욱 예리해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사정·감찰 총괄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는 7일 쑤수린(蘇樹林) 푸젠(福建)성 성장 겸 당위원회 부서기가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시진핑 체제가 들어선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2012년 말) 이후 현직 성장이 낙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62년생으로 '류링허우'(60後) 세대인 쑤수린 성장은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시의 다칭석유학원을 졸업한 뒤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중국석유·CNPC) 산하 다칭석유에서 말단 견습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99년 다칭석유 관리국장으로 승진한 뒤 2000년대 초중반 모기업인 중국석유 부총경리(부사장)와 다칭유전 사장을 지냈다.

그는 석유 분야에서만 20년가량을 근무한데다 비리로 무기징역이 확정된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이끌던 중국석유에서 근무한 인연 등으로 인해 이른바 범 '석유방'(石油幇)으로 분류된다. 석유 분야 인맥을 뜻하는 석유방은 쓰촨(四川)성 출신 인맥을 뜻하는 '쓰촨방'(四川幇)과 함께 저우융캉이 구축한 양대 세력으로 불려 왔다.

쑤수린 성장은 2007년 랴오닝(遼寧)성 당위원회 상무위원 조직부장 등을 거친 뒤 중국석유와 함께 양대 석유기업인 중국석유화학공업그룹(SINOPEC)의 총경리(CEO) 자리까지 올랐다. 그는 2011년부터 푸젠성으로 자리를 옮겨 당위원회 상무위원, 부성장을 거쳐 4년째 성장으로 재직해 왔다. 그는 견습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시노펙의 CEO가 되고 38세에 '부부장'급 고위직에 오르는 등 승진 가도를 달려 한때 포스트 시진핑 체제인 제6세대 지도부의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이 공개적으로 비리 혐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의 낙마는 석유 분야에서 근무하던 시절의 비리와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더 나아가 저우융캉 비리 사건과 일정 부분 연관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 언론들은 그가 낙마하기 10여 일 전에 중국의 반(反)부패 사령탑인 왕치산(王岐山) 기율위 서기가 푸젠성을 찾은 것에도 주목했다. 현지 언론은 쑤 성장의 낙마 11일 전인 지난달 24~26일 왕치산 서기가 푸젠성을 찾아 기율을 철저하게 지켜 '엄격한 당관리'(從嚴治黨) 원칙을 전면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들어 중국에서는 지난 7월 저우번순(周本順) 허베이(河北)성 당서기가 현직 당서기로는 처음으로 낙마하고 구춘리(谷春立) 지린(吉林)성 부성장도 낙마하는 등 현직 고위인사들의 낙마가 잇따르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