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미군에게 직접적인 위험 없어"…조사책임자 한국계 리처드 김

백악관 "조사가 진행중인 만큼 전쟁범죄와 같은 표현은 사용 않겠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서진 기자] 2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쿤두즈 '국경없는 의사회(MSF)' 병원 폭격은 아프간군의 요청으로 단행된 공습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존 캠벨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은 5일(현지시간) 국방부에서 한 브리핑에서 "10월3일 아프간군이 '적진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며 미군의 공습지원을 요청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후 탈레반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공습이 단행됐고, 이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민간인들이 타깃이 됐다"고 말했다.

캠벨 사령관은 "우리가 파악한 정보는 '미군이 위협을 받았고, 그래서 미군을 보호하고자 공습을 했다'는 초기보도와는 많이 다르다"면서 당시 미군은 직접적인 위협에 노출돼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군 특수부대가 공격을 받아 공습했다는 당초의 주장과 다른 것으로, '책임회피성' 발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군 오폭 후 유엔을 비롯한 각국에서는 '전쟁범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미국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캠벨 사령관은 다만 "만약 실수가 있었다면 인정하고 책임을 질 것이다. 같은 실수가 재발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조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탈레반이 도심 지역에서 전투를 전개함으로써 무고한 시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전쟁범죄' 가능성까지 거론된다는 기자의 질문에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그런 식의 표현은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면서 "현재 미 국방부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미-아프간 합동조사 등 세 갈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 자체에 대해서는 "심대한 비극"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사건의 미국 측 조사책임자는 리처드 김 준장으로, 이미 조사에 착수했다. 캠벨 사령관은 "이번 사건의 조사를 진행할 김 준장이 현재 쿤두즈에 있다"면서 "미군은 투명하게 조사를 진행할 것이며, 미군과 별개로 나토와 아프간 관리들도 자체 조사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프간 주둔 합동사령부 임무지원 사령관인 김 준장은 1976년 11세 때 가족과 함께 하와이로 이민 온 한인 1.5세대로, 하와이대 학군장교(ROTC)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1988년 소위 임관 후 한국에 주둔한 것을 비롯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여러 차례 전투에 참가했다. 미 육군에서 한국계로서 전투병과에서 장성이 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주한미군 2사단 작전 부사단장을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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