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베트남에 순시선 제공 방침 표명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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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이서진 기자] 일본의 과거사 문제 논란 등으로 동북아시아는 물론 주변 국가들 사이에서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일본에 대해 베트남이 손을 뻗어 공조 체제를 갖추려 하고 있다. 베트남 권력서열 1위인 응웬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이 15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해 양국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2011년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일본을 찾는 쫑 서기장은 나흘간의 방문 기간에 아베 총리와 만나 지역 안보와 경제 협력 문제를 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중국과 주변국 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이 지역의 해양 안전 확보를 위한 공조 강화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산케이(産經)신문은 아베 신조 총리가 15일 쫑 서기장과의 회담에서 남중국해에서 활용하도록 순시선과 순시정 등 경비용 선박을 준다는 방침을 표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그간 베트남에 중고 경비선을 공급했으나, 이번에는 새로 만든 고성능 선박을 제공함으로써 적극적인 협력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쫑 서기장은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안보법안 제·개정 등 집단자위권 행사 구상에 대해 지지의 뜻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해역에서 인공섬을 건설하고 베트남 어선들의 조업을 단속하자 베트남 정부가 영해 침범 외국 선박에 무기 사용을 경고하는 등 영유권 갈등이 커지고 있다.

양국이 안보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결국 영유권 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쫑 서기장은 지난 7월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으로서 사상 처음 미국을 방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남중국해 문제를 비롯한 현안과 양국 관계 증진 방안을 논의하는 등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쫑 서기장은 또 베트남의 사회기반시설 확충과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한 일본의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쫑 서기장은 방일을 앞두고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의 지속적인 지원과 일본 기업의 베트남 투자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20년간 베트남에 지원된 외국의 ODA 자금 900억 달러(약 107조원) 가운데 일본은 30% 가까이를 제공할 정도로 최대 원조국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7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태국 등 5개국과 연 '일본-메콩 정상회의'에서 앞으로 3년간 메콩 지역에 7,500억 엔(약 7조3,800여억 원)의 ODA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동남아시아 국가에 대한 대규모 경제 지원을 통해 연대를 강화, 중국의 패권 확장을 견제하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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