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군위안부결의안 채택 8주년 기념식에서…이용수 할머니 "나는 역사의 산 증인"

[데일리한국 이서진 기자] 미국 하원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H.R. 121) 채택을 주도한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이 군위안부를 포함한 일제 과거사 부정과 희석을 멈추지 않는 아베 신조 일본 정부를 향해 "역사교과서를 바꾸지 말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혼다 의원은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레이번 의원회관에서 열린 군위안부 결의안 채택 8주년 기념식에서 "독일에서는 (유대인) 강제수용소가 없었다고 말하는 일은 위법"이라며 일본 정부가 군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설 도중 한국어로 '성노예'라고 말하기도 한 혼다 의원은 군위안부 문제가 "노예행위였을 뿐 아니라 과거와 현재, 미래의 여성에 대한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방한 때 군위안부 문제를 언급했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성노예'라는 표현을 쓴 점을 지목한 뒤 "이는 일본인들이 일본 정부나 아베 총리에게 옳은 일을 하라고 요구하라는 일본인들에 대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군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7) 할머니는 "역사의 산 증인 이용수입니다"라고 인사한 뒤 "여러분들이 관심을 주셔서 제가 이렇게 떳떳하게 이야기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한국 국회의원들이 정당외교 활동을 위해 워싱턴D.C.를 방문중인 것과 관련해 "한국 정치인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라며 군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혼다 의원과 함께 기념식장을 찾은 빌 파스크렐(민주·뉴저지) 하원의원은 군위안부 문제를 제기하는 일이 "보복이 아니라 진실을 인식하는 것의 문제"라고 언급했다. 애덤 쉬프(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군위안부 피해라는) 역사의 일부가 일본에 의해 완전하게 인정받고 미국인,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이 역사와 군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범죄행위를 이해할 때까지 피해자들의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디 추(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내가 그(군위안부 피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집단성폭행과 모독 행위가 이뤄진 잔인성과 규모를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참여센터(KACE)와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WCCW), 캘리포니아 한국계미국인포럼 주최로 열린 이날 기념식에는 김동석 KACE 상임이사와 이정실 WCCW 회장 등 미국 내 한인단체 인사들과 함께 정책연구기관 아시아폴리시포인트의 민디 코틀러 소장, 데니스 핼핀 존스홉킨스대 객원연구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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