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토이미지
[데일리한국 김소희 기자] 프랑스에서 한 20대 여성이 공원에서 노출이 심한 비키니를 입고 일광욕한다는 이유로 집단 구타를 당했다. 특히 폭행에 가담한 여성들이 이슬람교도라는 소문이 번지면서 종교적인 이유가 배경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어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각) 프랑스 일간지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21세의 피해 여성은 지난 22일 프랑스 동북부 랭스시에 있는 한 공원에서 비키니 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던 중 16~24세로 보이는 여성 5명이 다가와 "옷을 바꿔 입고 오라. 지금 여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피해 여성은 "내게 무슨 옷을 입으라고 말할 권리가 당신들에게 없다"고 반박했지만, 이 무리는 여성을 둘러싸고 뺨을 때리거나 주먹을 휘둘렀다. 행인들이 말리고 나서야 이들은 폭력을 멈추었지만, 피해 여성은 온몸에 멍이 들었다.

이 사건이 보도된 후 소셜 네트워크에서는 피해 여성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이슬람교도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것이라는 글이 퍼져 나갔다. 경찰 당국은 이들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들은 이슬람교도가 집단으로 거주하는 지역 출신으로 확인됐다.

일부 극우파 블로거들은 이 사건이 프랑스 가치에 대한 극단적 이슬람교의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누리꾼들은 트위터를 통해 '공원에서 비키니를 입는다'(#jeportemonmaillotauparc)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며 공공장소에서 자유롭게 옷 입을 권리를 옹호했다.

또한, 26일에는 사고 발생 지역인 랭스와 프랑스 주요 도시에서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쌀쌀한 날씨에도 시민 10여 명이 비키니 차림으로 공원에 나와 폭행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아르노 로비네 랭스 시장은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서는 안된다"면서도 "만약 종교적인 이유로 폭행했다면 아주 심각한 사건이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랭스 검찰은 "피해자나 가해자 모두 종교적인 이유로 사건이 벌어졌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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