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 신문 보도…순매도액 24일 현재 333억위안으로 사상 최대

[데일리한국 이민형 기자]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초순까지 중국 증시 급락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기록적인 매도세를 보였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홍콩 증권거래소를 통해 매매할 수 있는 상하이 주식의 경우 순매도액이 지난 24일 현재 333억 위안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주식 상호거래를 이용한 외국인의 매매 대금은 지난해 11월부터 계속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지만 지난달 중순 5000를 넘던 주가지수가 3000대 초반으로 급락하는 과정에서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강화되기 시작했다.

그리스의 국민투표에서 재정 긴축안을 부결된 다음날인 7월 6일에 사상 최고치인 135억 위안의 순매도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16일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이 벌어졌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주가 대책으로 상하이 주가지수가 4000대를 회복하는 등 소강 상태를 되찾았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정부의 과도한 개입에 의한 '관제 시장'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안 당국이 악성 공매도를 수사할 방침을 표명하면서 주가 급락의 방아쇠를 당겼다는 소문이 나돈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움직임도 있어 상하이 주식 거래에 신중을 기하는 금융 기관이나 펀드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상장 기업이 스스로의 판단으로 매매를 정지할 수 있는 구조에 대한 불만도 강하다.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거래를 중단한 기업은 한때 상장기업의 약 절반인 1400개를 넘기도 했다. 중국 주식을 편입한 해외 펀드들이 이 때문에 펀드의 신규 판매 및 해지를 중단한 사례도 잇따랐다.

노무라고쿠사이 증권의 류밍디(劉鳴鏑) 중국주식연구부장은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거래를 중지해도 몇 시간 정도에 그치지만 상하이와 선전시장에서는 무기한으로 매매를 정지시킬 수 있다"며 유동성 저하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중국 증시 주변에서는 MSCI지수 편입이 이뤄질 경우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낙관적 관측이 무성했었다. 하지만 주가 급락 사태로 중국 정부가 도입한 일련의 주가 대책은 중국 주식 시장의 이질성을 부각시켰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벤처기업들이 많은 선전증시와 홍콩 증시 사이의 주식 상호 거래를 연내에 개시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그러나 이처럼 외국인 투자자의 신중한 자세가 계속되면 그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악사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야오위안(姚遠)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유 은행 등) 대형주를 제외하면 중국 주식의 PER(주가 수익 비율)은 아직 너무 높다"며 "주가가 향후 10∼20% 내려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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