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점령지 유적 파괴 이어 시리아서 무자비한 반달리즘 이어가

시리아 문화재청장 "되찾을 수 없기 때문에 파괴가 도난보다 나빠"

'문화청소'로 이슬람 원리주의 강조하며 기존 중동 질서·체제 부정

사진=MBN 뉴스화면 캡처
최근 이라크 점령지에서 유적을 파괴했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최근 자신들이 장악한 시리아의 고대 유적도시 팔미라에서도 무자비한 반달리즘(유적 및 공공시설 파괴) 행태를 보이고 있다.

AF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은 IS가 지난달 27일 팔미라 박물관 앞에 서 있던 2,000년 된 '알랏의 사자상'을 부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슬람교 이전에 숭배되던 아랍 여신 알랏의 이름을 딴 이 사자상은 기원전 1세기에 지어진 높이 3m, 무게 15t의 대형 유물이다. 이는 지금까지 파괴된 팔미라 고대유적 중 가장 가치가 큰 것이라고 압델카림 청장은 말했다.

IS는 지난 5월 팔미라를 장악한 뒤 고대유물을 파괴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유적 대부분이 온전한 상태다. 박물관 내 문화재 상당수는 IS가 당도하기 전에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IS는 팔미라에서 최근 고대묘지 몇 군데를 파괴했으며 2일에는 IS 대원들이 팔미라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조각상들을 부수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마문 압델카림 시리아 문화재청장은 "사진 속 조각상들은 팔미라 고대묘지에서 없어진 8개의 조각상으로 보인다"면서 "되찾을 수가 없기 때문에 파괴가 도난보다 나쁘다"고 말했다.

한편 IS가 '문화청소'를 하고 있다는 비난도 고조되고 있다. 인종청소에 빗대 IS의 무분별한 문화재 파괴를 꼬집은 것이다. IS가 이러한 ‘문화청소’를 통해 극단주의 이슬람 원리주의를 강조하고, 이런 원리주의에 심취된 외국인 전사들을 불러모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아울러 기존 중동의 질서와 체제를 부정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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