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금융 안정 위해 3년간 519억유로 추가 필요"

그리스 올해 성장률 전망치 2.5%에서 0%로 하향 조정

사진=JTBC 뉴스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이서진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의 금융 안정을 위해 앞으로 3년 동안 519억 유로(약 64조7,447억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고 연합뉴스가 외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IMF는 만기연장 등을 통한 부채경감이 없으면 그리스가 부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작성한 보고서에서 IMF는 올 10월부터 2018년 말까지 총 519억 유로의 신규 자금이 수혈돼야 그리스의 금융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용될 것으로 분석했다고 CNBC 등 미국 언론들이 2일 보도했다.

519억 유로 중 360억 유로는 유럽연합(EU) 채권단이, 나머지는 IMF가 각각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그러나 이 보고서가 추정한 신규 자금에는 그리스가 지난달 30일 IMF에 갚지 못한 15억5,000만 유로는 제외돼 있다.

IMF 보고서는 또 그리스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기존의 2.5%에서 0%로 낮췄다. 이 전망은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지기 이전의 상황까지만 반영된 것이어서 이번 주 진행된 그리스 시중은행의 영업 중단, 외국 송금 차단 등이 고려되면 더 나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IMF는 보고서에서 그리스가 이러한 상황을 견뎌내기 어렵다면서 그리스 정부의 심각한 개혁 조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그리스 정부는 채권단이 원하는 충분한 개혁 조치를 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개혁하기보다는 채권단에 채무 탕감을 요구할 것이라는 게 IMF의 판단이다.

이를 반영해 IMF는 그리스의 GDP 기준 채무 비율의 개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2013년 175%인 그리스의 GDP 기준 채무 비율이 2020년에 128%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수정해 이번 보고서에서는 2020년에 150%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IMF는 그리스 경제가 건강한 상태를 회복하려면 만기 연장 등을 통한 부채 경감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리스 부채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이르렀다며, 만기를 20년에서 40년으로 늘리는 조치를 유럽에 주문한 것이다. IMF는 "그리스가 채권단의 협상안에 동의한다 해도 부채 조정 없이는 이사회가 새로운 구제금융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IMF의 의견을 유럽 국가들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독일을 포함한 유럽국가 정부가 그리스의 부채 만기 연장을 고려한다는 신호를 내비친 적은 있지만 IMF가 제안하는 수준의 규모는 아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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