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시트 우려에 주식시장 큰 폭 하락…안전자산 미국·독일 국채에 투자금 몰려

그리스 사태 위기 확산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사진=SBS 뉴스 방송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최나리 기자]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의 타결 가능성이 줄어 들고,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자 29일(이하 현지시간) 전 세계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그리스가 지난 27일, 국제채권단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려고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채권단과 그리스의 갈등이 심해진 데 대해 금융시장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회피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3대 지수는 이날 나란히 2% 안팎에서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95%,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2.09%, 나스닥 종합지수는 2.40%의 낙폭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 함께 세계 4대 경제권으로 분류되는 유럽과 중국, 일본 증시도 일제히 무너졌다. 또한 그리스의 최대 채권국인 독일과 프랑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주요 증시는 3∼5%의 낙폭을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일본의 닛케이 평균 주가지수는 각각 3.34%, 2.88% 내려앉았다.

원유 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2% 하락하며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금융 시장이 불안해질 우려가 있는 만큼 원유에 대해 투자하기보다는 현금을 보유하려는 리스크 회피 성향이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과 독일의 국채에는 투자 자금이 몰렸다. 29일 오후 5시 기준으로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148%포인트 하락한 2.3278% 수준을 나타냈으며,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0.023%포인트 떨어진 0.779% 수준을 나타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금에 대한 투자도 증가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 가격은 이날 0.5%가량 상승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금 가격의 상승폭은 제한된 상태다.

달러 환율의 경우 한때 1유로당 1.0956달러까지 강세를 보였지만 1.1238달러까지 상승해 오히려 전 거래일보다 약세를 보였다.

네덜란드 라보뱅크의 수석환율분석가인 제인 폴리는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하더라도 다른 나라에는 전염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강하며, EMU(유럽 경제통화연맹)가 해체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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