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검찰, 생존자 증언 확보…"여성 200명·어린이도 50명 승선"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검찰은 난파한 난민선에 타고 있던 방글라데시 국적 생존자를 조사한 결과, 전체 승선인원이 950명에 달한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승객 중 300명은 밀입국 업자들에 의해 갑판 아래 짐칸에 갇힌 상태였으며 탑승객 중에는 여성이 200명, 어린이가 50명 가까이 포함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지오반니 살비 검사는 AP와 통화에서 이 같이 전하면서 다만 해당 생존자의 증언이 사실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관련 조사도 아직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난민선 구조작업에 18척의 선박이 투입됐으나 현재까지 확인된 생존자는 28명이고 수습된 시신은 24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해상구조대 관계자는 "실제로 배 아래에 다수가 갇혀 있었다면 구조된 인원이 적었던 이유가 설명될 수 있으며 난민선이 가라앉은 것도 배 아래쪽으로 무게가 쏠렸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구조작업을 위해 접근하던 포르투갈 상선을 보고 난민선 승객들이 한쪽으로 몰리는 바람에 배가 전복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상구조대는 설명했다. 아울러 사고 해역이 잠수부를 투입하기에는 지나치게 깊다면서 최종 사망자 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국제이주기구(IOM)의 조엘 밀먼 대변인은 "현재 지중해 수온이 낮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 생존자가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난민의 수가 급증하면서 대규모 인명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2일에도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향하던 난민선이 지중해에서 전복돼 400명이 숨졌다고 국제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과 국제이주기구(IOM)가 밝혔다. 당시 이 난민선에는 550명 정도가 타고 있었으며 익사자들 가운데는 어린이들도 일부 포함됐다.
내전과 가난을 피해 새 삶을 꿈꾸는 난민들 대부분은 4년 넘게 내전을 이어온 시리아와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소말리아 출신이다. 정국 혼란이 이어지는 리비아에서도 최근 난민이 급증하고 있다. IOM에 따르면 지난해 지중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은 난민은 3,072명으로 2013년의 700명보다 크게 늘었다. 2000년부터 계산하면 2만2,000명의 난민이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건너가다가 숨졌다. 지난해 유럽에 불법 입국한 난민은 28만 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