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표적 야권 지도자아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보리스 넴초프(55) 전 부총리가 괴한의 총격을 맞아 숨졌다. 넴초프는 지난 27일 저녁 11시 40분(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출신의 모델 안나 두리츠카야(23·사진)와 함께 크렘린궁 인근의 ‘볼쇼이 모스크보레츠키 모스트’ 다리 위를 걷던 중 지나가던 차량에서 발사된 총을 맞고 숨졌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러시아 당국은 괴한들이 흰색 승용차를 타고 넴초프에게로 접근해 6발 이상의 총격을 가했으며 그 중 4발이 넴초프의 등에 맞았다고 전했다. 1발은 심장을 관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모델로 알려진 안나 두리츠카야는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

러시아 야권은 “정치적 살인”이라며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지 경찰은 넴초프 피살 당시 그와 함께 있던 안나 두리츠카야에 대해 수사 중이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두리츠카야는 사건 당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항공편으로 모스크바로 이동, 모스크바 공항에서 넴초프를 만났으며, 둘은 붉은 광장에 있는 고급 음식점 ‘보스코’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이후 두 사람은 울리짜 말라야 오르딘카에 있는 넴초프 아파트로 가는 가교를 걷던 중 둘을 따라오던 회색차량에서 내린 무장남성들의 총격을 받았다.

현재 그녀는 우크라이나로 돌아가기를 원하고 있지만 경찰 당국은 안전한 장소에서 경찰의 보호 아래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그녀가 아직 충격에 휩싸여 있고 부분적인 기억 상실에 시달리고 있지만 살인자들에 대해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 한 타블로이드 신문은 두리츠카야는 몇 년 전부터 모델과 러시아 기업가의 만남을 알선해주는 ‘VIP 에이전시’를 통해 넴초프를 만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현지 라이프뉴스는 두리츠카야의 모친이 “딸은 임신 중이었고 낙태를 계획 중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 당국은 이번 사건의 가해자의 인상착의를 공개하고 현상금 5만달러를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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