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의 한 여성 팝스타가 TV프로그램에 속이 비치는 얇은 드레스를 입고 출연해 아랍세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레바논의 가수이자 배우인 하이파와 흐비(38)가 아랍 TV음악프로인 아랍 스타 아카데미 라이브쇼에 몸에 착 달라붙는 노출이 심한 얇은 드레스를 입고 출연해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파와 흐비는 이날 검은색 롱드레스를 입고 노래를 불렀는데 양쪽 다리 부분을 시스루 소재로 처리해 TV 상으로 보면 다리 부분 맨살을 노출한 것처럼 보였다. 하이파와 흐비는 아랍 쪽에서는 선정적인 의상을 입고 으로 유명하다. 이 노래 경연대회 장면은 유튜브에도 게시돼 2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봤다.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많은 여성들은 하이파와의 의상에 대해 “선을 넘었다”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여성은 “아무리 예술이라 해도 제약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이파와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아랍세계에서는 여성들이 온몸을 검은 옷으로 둘러쓴 히잡이나 아바야를 입고 거리를 걸을 정도로 보수적이다. 특히 눈만 노출한 채 머리부터 발끝까지 은폐해야 한다.

그러나 하이파와를 응원하는 여성들도 많았다. 한 여성은 “모든 여성들은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입을 수 있다. 하이파와가 이런 옷을 처음으로 입은 것도 아니고 더욱이 이런 옷을 입은 마지막 여성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하이파와는 매우 아름다워 보였다”고 말했다.

레바논의 라이프스타일 블로거인 다나 카이랄라는 “하이파와의 의상을 둘러싼 논란은 아랍 문화 내의 충돌”이라면서 일부에서는 하이파와의 옷차림이 아랍 문화를 잘못 이해시키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는 위선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아랍 국가들에서도 클럽 같은 곳에서는 훨씬 더 도발적인 옷차림을 한 여성들을 흔히 만날 수 있는데 아무도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스타 아카데미TV쇼를 중계한 이집트의 CBC TV는 논란이 커지자 의상과 관련해 공식적인 사과 발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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