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발생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사건의 책임자 색출에 사상 최고액인 3,000만 달러(312억원)의 현상금이 18일 내걸렸다. 말레이시아와 독일 언론은 이날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홀슈타인에 본사를 둔 민간 탐정업체 비프카(Wifka)가 여객기 피격사건의 책임자를 확인할 증거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이같은 금액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과거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 확보에 내걸렸던 현상금 2,500만 달러(260억 원)를 상회하는 액수로 사상 최고액 수준이다. 비프카 측은 자체 웹 사이트에서 현상금 지급이 합법적인 행위라면서 현재 스위스 취리히에 해당 금액이 예치돼 있다고 공개했다.

제보 대상에는 항공편 격추 주체와 명령을 내린 당사자, 사건 은폐 책임자는 물론 사건에 이르기까지의 상황을 자세히 전해줄 수 있는 사람도 포함됐다. 아울러 당시 여객기 격추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람과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조치, 해당 무기의 사후 처리 등도 제보 대상으로 언급됐다. 비프카는 그러나 조사 의뢰와 함께 현상금 지급을 약속한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현상금은 관련 증거를 제공한 당사자가 원하면 취리히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지급할 수 있다고 이 업체는 설명했다. 이 업체는 또 철저히 비밀을 지킨다는 기본 전제 아래 제보자를 찾고 있다며, 그가 나타나면 가명을 이용해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배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프카는 조사를 의뢰한 당사자로부터 착수금으로 5만 달러, 증거를 제시한 사람을 확보하면 65만 달러의 성공 수수료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은 지난 7월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도중 분쟁지역인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상공에서 피격돼 네덜란드인 등 298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에 대한 국제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점령한 친러시아 반군이 제대로 협조하지 않아 조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서방과 우크라이나 정부는 사고 여객기가 반군이 발사한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주장했으나 반군과 러시아는 이를 부인해 왔다. 이에 앞서 말레이시아 등 일부 국가는 이번 여객기 피격사건의 책임자들을 끝까지 찾아내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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