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NATO서 군사작전 참여 촉구할 듯

이라크 이슬람 수니파 반군인 '이슬람국가'(IS)가 또 다른 미국인 기자 참수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미국 내 시리아 공습 시기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에 대한 두 번째 메시지'라는 제목으로 배포된 이 동영상은 오렌지색 낙하산 복을 입은 채 무릎을 꿇은 미국인 기자 스티브 소트로프(31)가 칼을 든 IS 전사에 의해 참수당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IS는 이번 참수에 대해 "미국의 계속된 이라크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19일 폴리 기자 참수 동영상이 공개된 지 불과 2주 만에 두 번째 희생자가 나왔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우유부단함'이 사태를 악화시킨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시리아 공습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줄곳 이어왔다. 이번 두 번째 참수를 계기로 오바마는 더욱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다. IS가 폴리 기자 참수 당시 이미 소트로프 기자의 참수를 예고했고,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IS를 '암덩어리'로 규정하며 강력한 응징 방침을 천명했지만 이후 몇 차례의 이라크 추가 공습 이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최근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공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직 전략이 없다"고 답변했다가 야당은 물론 여당인 민주당 일각으로부터도 뭇매를 맞았다.

전문가들은 "소트로프에 대한 위협이 수주 전부터 예고돼 왔음에도 백악관이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바마는 이날 발트3국 정상회담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특히 4~5일 영국 웨일스에서 열리는 NATO 정상회담에서 회원국의 군사작전 참여를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는 정치적 부담을 덜고자 단독 시리아 공습보다는 동맹국 규합을 통해 공동 군사작전을 펴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재까지 상당수 동맹국들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이미 공습 불참을 결정했고, 영국과 호주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IS의 두 번째 참수가 오바마에게 시리아 공습 감행의 명분을 제공했고, 특히 9·11 테러 13주년을 앞두고 미국 본토를 겨냥한 IS의 테러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단독 작전에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IS는 다음 희생자로 영국인 데이비드 카우손 해인스 지목했다. 세 번째 참수 살해 위협의 메시지를 서방에 보내고 있다. 헤인스는 전직 영국군 출신으로 구호단체를 위한 보안관련 업무를 하다 지난해 초 시리아에 납치됐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