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실종과 미사일 피격 사건 등 잇단 참사를 겪은 말레이시아항공의 승무원들이 무더기로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AFP 통신에 따르면 올해 1∼7월 사이 말레이시아 항공사 승무원 186명이 안전 등을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들 승무원 가운데 상당수는 퇴사 이유로 올 들어 발생한 여객기 실종사고와 미사일 피격사고로 안전에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특히 가족들의 압력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압둘 말렉 아리프 직원노조 사무국장은 “일부 승무원은 비행을 두려워한다”라며 “남아있는 승무원도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항공사는 직원들에게 정서적, 심리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제공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MH17편 미사일 피격사건 이후 퇴사하는 승무원들이 크게 늘었으나 현재는 통상적인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항공은 지난 3월 소속 여객기 1대가 남중국해 상공에서 실종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우크라이나에서 항공편 1편이 미사일에 격추돼 승객 537명과 승무원 27명의 희생자를 냈다.

말레이시아항공은 관련업계의 과도한 경쟁으로 지난 3년간 무려 13억 달러의 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1억3천7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현재 회사 이름 변경, 직원 구조조정, 새로운 CEO 임명 등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의 한 방송은 말레이시아 항공의 지분을 상당수 보유중인 말레이시아 국부펀드 카자나 나시오날 측이 항공사 직원 6,000여명을 감원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말레이시아항공사의 경영 실적이 악화돼 이런 구조조정이 발생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는 최근 말레이시아항공기에 탑승한 승객들이 남긴 일종의 인증샷이 화제로 떠올랐다. 사진은 텅텅 빈 기내에 단 세 사람만이 탑승했으며 각자 조용히 음악을 듣거나 이륙을 기다리는 모습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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