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 반군 '이슬람국가(IS)'는 폴리를 참수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며 "미군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사진=해당 영상 캡처)
미국인 기자 제임스 라이트 폴리(40)가 이라크 반군에게 참수됐다. 2012년 11월 시리아에서 무장 괴한에 납치돼 실종된 지 2여 년 만이다. 이라크의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 반군 '이슬람국가(IS)'는 폴리를 참수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며 "미군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IS가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군의 IS 공습을 승인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폴리'라고 신원을 밝힌 남성을 사막에 꿇어앉히는 모습으로 이어진다. 폴리가 "진짜 살인자는 미국 지도자들"이라고 외치자 검은 복면을 쓴 남성이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한다.

카메라는 또 다른 남성을 비춘다. 복면을 쓴 남성은 "이 자는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라며 "이 미국인의 생명은 오바마 당신의 결정에 달렸다"고 말한다. '타임'과 '포린폴리시' 등에 기고한 프리랜서 기자인 소트로프는 지난해 8월 시리아에서 실종됐다. 5분짜리 동영상은 최소한 두 대의 카메라로 촬영됐으며 전문적으로 편집됐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2011년 3월 시리아 분쟁이 시작된 후 미국인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살해된 것은 폴리가 처음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고위 관계자들은 "IS가 지난 2주 동안 미국이 신자르 산과 모술댐, 쿠르드자치정부 수도 아르빌 등을 공습한 데 대한 복수로 폴리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IS는 전날에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공습 등으로 이라크 정부군과 쿠르드 자치정부(KRG)군을 지원하는 미국에 보복하겠다고 위협했다. 미국은 지난 8일부터 검문소, 차량, 무기 은닉처 등 70개 이상의 IS 목표물을 공습했다.

한편 언론인보호위원회(CPJ)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약 20명의 기자가 시리아에서 실종돼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상태다. 실종된 기자들은 극단주의자들에게 붙잡혀 협박받고 있거나 몸값을 요구하는 갱단의 포로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폴리는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대항하는 반란을 취재해 미국 글로벌포스트와 AFP통신 등에 기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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