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지구 희생자 1400명 넘어… “양측 무조건 휴전 합의”

Jtbc뉴스화면 캡처
가자지구 곳곳에 연일 치솟는 검은 연기가 걷힐까.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1일(현지시간) 새벽 72시간 휴전에 동의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지난 26일 오전 8시부터 12시간 동안 교전을 멈춘 바 있다. 하지만 양측은 휴전연장안을 놓고 좀처럼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8월 1일 오전 1시(한국시간 1일 오후 2시)부터 72시간 동안의 인도주의적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공동 발표한 성명에서 "양측이 조건 없는 휴전에 합의했으며, 그 기간에 더 지속적인 휴전을 위한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명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이 로버트 세리 유엔사무총장 중동특사에게 휴전에 합의했다고 확인했다"며 "휴전 기간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은 시급히 필요한 인도주의적 구호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휴전 기간 동안은 사망자 매장과 부상자 구호, 식량 비축, 그리고 식수와 에너지 공급시설 수리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24일째인 현재까지 이스라엘 공격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은 1,400명을 넘어섰다. 부상자는 8,000여명에 이른다. 이 중 대다수는 민간인으로 추정된다. 이는 이스라엘이 2008년12월∼2009년1월 22일간 가자를 침공했을 때 발생한 팔레스타인 사상자 수를 웃도는 수치다. 이스라엘은 군인 56명과 민간인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의 일방적이기까지 한 공격으로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가 확산되자 미국과 유엔,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제히 지난달 27~28일 “조건없는 즉각 휴전”을 촉구해왔다. 그러나 미국은 가지지구의 인도주의적 상황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보장했고, 유엔은 구속력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휴전 노력을 하라는 요구만 했다. 교황은 “멈춰라. 제발 멈춰라. 진심으로 여러분에게 당부한다”고 교전 중단을 호소했지만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달 8일 양측 간 교전이 시작된 이후 이날 휴전이 발표되는 전날까지도 가자지구에는 이스라엘 공격이 계속됐다. 지난 29일에는 이스라엘 공격이 시작된 이래 하루 동안 가장 많은 사상자(128명)이 나오기도 했다. 또 가자지구에 단 하나밖에 없는 화력발전소가 이스라엘군의 탱크 포격으로 완전히 파괴돼 가뜩이나 전력난으로 하루 3시간밖에 전력을 공급받지 못했던 주민들의 처지가 더 어려워졌다. 기본적인 식수도 못 얻고, 부상자의 치료도 거의 불가능해진 것이다. 그간 군사시설만을 폭격하고 있다고 주장해 온 이스라엘이 사회 인프라 시설을 의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는 비난들 받는 까닭이다. 영국 가디언은 “하마스는 그동안 가자지구에 사회 인프라 시설을 공급해 주민들의 지지를 얻어왔는데, 이스라엘은 이 부분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31일에는 가자 제발리야 난민캠프 유엔학교가 이스라엘의 탱크 포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최소 19명의 사망자와 9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학교에는 여성과 어린이 등 약 3,300명이 머물고 있었으며 포격 당시에는 대부분 잠을 자고 있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4일에도 베이트하눈의 유엔 학교를 포격해 국제사회의 공분을 산 바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날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위해 예비군 1만6,000명에게 추가 동원령을 내렸다. 이스라엘은 "휴전 성사 여부에 상관없이 땅굴 파괴를 비롯한 지상 작전을 계속해서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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