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베리아 “손 쓸 수 없어… 재앙에 근접했다” 호소
미국 "바이러스 감염 통제 전문가 50명 파견하겠다"

(YTN방송 화면 캡처)
‘죽음의 바이러스’인 에볼라 공포가 서아프리카를 뒤덮은 가운데 라이베리아 정부가 에볼라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국제사회의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라이베리아의 엘렌 존슨 설리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상황이 매우, 매우 심각하다"며 "재앙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톨베르트 니옌스와 라이베리아 보건부 차관보는 이날 "정부 통제 수준을 넘어선 인도주의적 위기"라며 "에볼라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면 전 세계적 유행병이 될 것"이라고 CBS 방송에 밝혔다.

지난 3월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기니, 나이지리아 등 서아프리카 4개국에서 확산한 에볼라 바이러스는 이날까지 72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 중 320명 이상은 라이베리아에서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 동안 122건의 에볼라 의심 신고가 새로 접수됐으며, 에볼라 확진 및 추정 환자는 모두 1,323명으로 늘어났다.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확인된 이래 가장 강력한 위세를 떨치는 상황인 것이다. 문제는 에볼라 치료를 위해 파견된 각국 의료진들의 감염 사례도 잇따르고 있는 점이다.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 치료를 담당해온 의사는 지난달 29일 에볼라로 숨졌고, 라이베리아에서도 치료 중 에볼라에 감염된 의사가 사망했다. 미국인 의료 종사자 두 명도 입원 중이다.

라이베리아 정부는 휴교령을 내리고 시장을 폐쇄했으며, 시에라리온 정부는 국가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상황이 심각하자 미국 정부가 전염병 확산 방지 노력에 적극 뛰어들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한 달 안에 바이러스 감염 통제 전문가 50명을 추가로 서아프리카 3개국에 파견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지에서 활동 중인 WHO와 협조해 긴급대응센터를 설치하고 바이러스 조기 진단 등 각종 의료 지원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CDC는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추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미국 국민에게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3개국 여행을 자제하라는 경보를 발령했다.

토머스 프리든 CDC소장은 “에볼라는 무시무시하고 무자비한 바이러스”라면서도 “에볼라는 사람의 체액을 매개로 전염되기 때문에 미국에 그다지 위험 요소는 되지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도 에볼라 발생국 방문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그러면서 감염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4월부터 '바이러스성출혈열(에볼라)' 대책반을 구성하여 국외 및 국내 발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추적조사 및 역학조사에 대한 지침을 수립하여 국내유입상황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예방 백신이나 특별한 치료법이 없으며 치사율이 최고 90%에 이르러 '죽음의 바이러스'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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