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허핑턴 포스트 "중국 내 풍자 동영상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백악관 "미국에서는 정부가 영화 제작에 간여할 수 없다"

북한이 중국 정부에 유포를 막아달라고 요청한 김정은 풍자 동영상. 사진=유투브 영상 캡처
북한 당국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권위를 위협하는 중국의 풍자 동영상 및 미국 영화의 유포를 막기 위해 조치에 나섰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부르고 있다.

美 허핑턴 포스트는 21일(현지시간) 최근 북한이 중국 인터넷상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김 1위원장의 풍자 동영상에 대해 "북한과 김 1위원장의 권위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중국 측에 삭제를 요청했지만 중국이 이러한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허핑턴 포스트는 "아무래도 김 1위원장이 자신이 영상을 싫어할수록 해당 영상이 인기를 얻게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면서 해당 영상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배급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미국 영화 포스터. 사진= 영화 '인터뷰' 포스터
중국 쑤저우(蘇州)성에 거주하는 한족 청년이 김 1위원장의 얼굴을 합성해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이 동영상에는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던 김 1위원장의 바지가 벗겨지는 모습부터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혼이 나는 장면, 푸틴·아베·반기문 UN사무총장과 대결하는 모습 등이 들어 있다. 이처럼 중국 내에서 김정은 풍자 동영상이 돌고있는 것은 북한에 대한 중국 국민 감정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을 대변한다. 또한 동영상 유포를 묵인하는 중국 정부 역시 북한의 핵실험과 장성택 처형 등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북한은 미국 백악관에도 김 1위원장의 암살 작전을 다룬 미국의 블랙코미디 영화 '인터뷰'의 배급을 막아달라는 항의 서한을 보낸 바 있다. 하지만 백악관 측은 "언론과 예술의 자유가 보장되는 미국에서 정부가 영화 제작에 간여할 수 없다"며 북한의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인터뷰'는 김 1위원장의 단독 인터뷰를 위해 북한을 방문한 주인공들이 암살 작전에 동참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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