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0일 승부조작 브로커 접촉…두 번째 제의받고 신고

"이제 막 시작하는 선수에게 전화 와서 불쾌했다"

(서울=연합뉴스) 지난달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SK 대 두산 경기에서 이영하가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모습. 2018.6.7
두산 베어스 우완 투수 이영하(21)가 '클린 베이스볼'을 강조하는 KBO 리그에 맑은 종소리를 울렸다.

두산은 7일 이영하가 승부조작 제의를 받고 곧바로 구단에 알렸으며, 자신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에도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용기 있는 행동으로 승부조작의 '검은 유혹'을 단칼에 잘라낸 이영하는 7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그런 전화가 왔다는 게 기분 나빴다"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전화가 갈까 해서 말씀드렸다.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로야구는 앞서 수차례 승부조작으로 홍역을 앓았다. 브로커는 주로 선발투수에게 볼넷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이영하는 "4월 30일경 처음 전화가 왔다. 딱 들어도 (승부조작 제의를) 알만큼 얘기하더라"면서 "정확하게 얘기하기에 저도 '안 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로커가) 정확하게 딱 집어서 (승부조작 내용을) 얘기는 안 했다"며 "'네가 이렇게 볼넷을 주면'이라고 말하기에 전화를 끊었다"고 밝혔다.

승부조작 제의를 받고 신고하는 건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다.

이 말에 이영하는 "다른 선수라도 이렇게 했을 것"이라며 "10개 구단 야구선수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두산의 선배들은 이영하가 옳은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이영하는 "처음 전화 받고는 '한 번만 더 (전화)하면 신고한다'고 했다"면서 "한 번 더 전화를 받은 뒤 팀 형들에게 얘기하니 '이건 아니다. 네 야구인생에 피해가 갈 수 있다'고 해서 구단에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영하가 가장 불쾌하게 생각한 건 '왜 하필 나일까'라는 의문이다.

그는 "저는 이제 막 시작하는 선수인데…. 조금씩 야구하며 1군에서 자리 잡으려 노력하는데 전화가 와서 불쾌했다"고 토로했다.

2016년 두산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이영하는 올해 18경기에서 3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6.45를 기록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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