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오픈 8강전 결과에 따라 다음 주 니시코리도 추월 가능성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9위·한국체대)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 2주 연속 8강에 진출하며 '아시안 톱 랭커' 자리를 넘보게 됐다.

정현은 1일(한국시간) 멕시코 아카풀코에서 열린 ATP 투어 멕시코오픈(총상금 164만2천795 달러) 단식 2회전에서 에르네스토 에스코베도(123위·미국)를 1시간 6분 만에 2-0(6-3 6-1)으로 완파했다.

상대에게 브레이크 포인트를 한 번도 내주지 않은 완벽한 승리였다.

이날 승리로 정현은 이번 대회 8강 진출 선수에게 주는 랭킹 포인트 90점을 확보했다.

랭킹 포인트 1천497점으로 29위인 정현은 획득한 지 1년이 지나 잃을 점수가 없기 때문에 다음 주 랭킹 포인트 1천587점을 확보했다.

그러나 최근 1년 사이에 출전한 대회 가운데 랭킹 포인트에 반영되는 대회 수에 제한이 있어 정현이 실제 확보한 포인트는 1천567점이 된다.

현재 아시아 선수 가운데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는 니시코리 게이(29·일본)로 26위다.

그는 랭킹 포인트 1천595점을 기록 중인데 이번 대회 1회전에서 데니스 샤포발로프(45위·캐나다)에게 1-2(7-6<7-3> 3-6 1-6)로 져 탈락하는 바람에 랭킹 포인트를 추가할 수 없다.

이로써 정현은 설령 이 대회 8강에서 패한다고 하더라도 니시코리와 격차를 불과 28점 차이로 좁힐 수 있다.

만일 4강까지 오를 경우 다음 주 랭킹에서 니시코리를 제치고 '아시안 톱 랭커' 자리에 오르게 된다.

또 정현은 최근 세계 남자 테니스의 '빅 4'로 불린 로저 페더러(1위·스위스),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13위·세르비아), 앤디 머리(21위·영국) 가운데 다음 주 순위에서 머리를 앞지르게 됐다.

메이저 대회에서 세 차례 우승하고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머리는 지난해 윔블던 이후 부상 때문에 공식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그 바람에 현재 세계 21위까지 밀렸고, 다음 주에는 지난해 3월 초 우승한 ATP 투어 두바이 대회 랭킹 포인트 500점이 빠진다.

따라서 28위 아래로 밀려나게 돼 현재 26위로 예상되는 정현보다 낮은 순위에 놓이게 된다.

2000년대 들어 아시아 선수 가운데 세계 랭킹이 가장 높았던 선수들로는 이형택(42)을 비롯해 파라돈 시차판(39·태국), 루옌쑨(35·대만), 니시코리 등으로 이어져 왔다.

정현과 니시코리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정현은 최근 발바닥 부상으로 1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 약 3주간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으나 지난주 델레이비치오픈을 통해 복귀했고 이번 대회까지 2개 대회 연속 8강의 성적을 냈다.

니시코리 역시 손목 부상으로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 불참했지만 이후 챌린저 대회에서 한 차례 우승했으며 지난주 뉴욕 오픈 4강까지 오르는 등 점차 제 기량을 되찾고 있다.

둘은 지난해 프랑스오픈 3회전에서 한 차례 만나 '1박 2일'의 혈투 끝에 니시코리가 3-2(7-5 6-4 6-7<4-7> 0-6 6-4)로 승리한 바 있다.

물론 '아시안 톱 랭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뿐이다.

올해 호주오픈에서 4강까지 진출한 경력이 있는 정현은 니시코리가 보유한 아시아 남자 선수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 준우승(2014년 US오픈)과 역대 최고 랭킹 4위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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