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선수도 공인…어릴 때부터 선수 인성 중시해야"

(서울=연합뉴스)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7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KIA타이거즈 양현종이 KBO 투수 부문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KIA 타이거즈 좌완 투수 양현종(30)은 최근 들어 '양현종 선배가 롤모델'이라는 말을 부쩍 많이 듣는다.

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선수는 선배의 거대한 그림자를 쫓는다. 10년 전 양현종이 선배들을 보며 그랬던 것처럼, 이제는 젊은 선수들이 양현종을 목표로 삼는다.

특히 젊은 왼손 투수는 10명 중 9명이 양현종을 롤모델로 삼는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국가대표 좌완 구창모(21·NC 다이노스)의 우상도 양현종이다.

양현종이 후배 선수들로부터 존경받는 진짜 이유는 실력에 인성까지 함께 갖춰서다.

특히 2012년 골육종으로 투병하다가 세상을 떠난 친구 이두환을 잊지 못해 매년 자선행사를 벌이는 모습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

양현종의 동성중 후배인 고영표(26·kt 위즈)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양현종이 고 이두환을 기리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아 어린아이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현종은 18일 구단 자체 체력테스트가 끝난 뒤 "후배들이 저를 롤모델로 삼아줘서 오히려 너무 감사하다. 저 역시 어릴 때 선배들을 바라보며 야구했다. 스스로 뿌듯하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 동시에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KBO리그는 양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일부 선수의 프로 의식인 이에 따라오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승부조작이나 사인 거부 논란 모두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반면, 양현종은 꾸준한 기부 활동으로 톱스타다운 품격을 보여준다.

2014년 제1회 최동원 상을 받은 뒤 야구공 2천40개를 모교인 학강초와 동성중에 기부했다.

지난해에는 모교 동성고에 40인승 버스를 기증했다.

양현종은 "야구선수도 공인이다. 조심해서 행동해야 해 불편한 점도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저를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야구뿐만 아니라 스포츠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는 (선수들의) 인성을 중시해야 한다. 어릴 때부터 이를 강조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광주=연합뉴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