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경기 1천923이닝 만에 그랜드슬램 얻어맞아

MLB, '유일한 희망' 커쇼 패배로 20승 투수 사라질 듯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29)가 개인 통산 첫 만루홈런을 내주고 무너졌다.

커쇼는 19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2017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방문경기에서 선발 등판했다.

1회 초 크리스 테일러와 저스틴 터너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2점의 리드를 안고 출발한 커쇼는 5회 말까지 안타 2개만 내주고 무실점 순항을 이어갔다.

하지만 커쇼는 팀이 2-0으로 앞선 6회 말에 찾아온 한 번의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선두타자 타이 켈리에게 볼넷을 허용한 커쇼는 1사 후 오두벨 에레라의 빗맞은 타구가 좌전 안타가 되면서 1, 2루 위기를 맞았다.

닉 윌리엄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리스 호스킨스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만루가 됐다.

타석에 들어선 에런 올테어는 볼 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커쇼의 3구째 슬라이더가 한복판에 몰리자 이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올해로 메이저리그 10번째 시즌을 맞는 커쇼는 290경기, 1천923이닝 만에 개인 통산 첫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3-4로 끝난 이 날 경기에서 패전 투수가 됐다.

메이저리그 전체 다승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설 기회를 놓친 커쇼는 시즌 4패(17승)째를 당했고, 평균자책점은 2.12에서 2.26으로 치솟았다.

다저스(96승 54패)는 9회 초 커티스 그랜더슨이 솔로포를 터트리며 1점 차로 추격했지만 더는 힘을 내지 못하고 2연패를 당했다.

필라델피아의 한국인 외야수 김현수(29)는 이날 경기 내내 벤치를 지켰다.

커쇼는 이날 패배로 2011년(21승), 2014년(21승)에 이어 개인 통산 3번째 20승 달성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커쇼는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콜로라도 로키스전 선발 등판만을 남겨둬 이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한다고 해도 올 시즌을 19승(4패)으로 마친다.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20승 투수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커쇼와 함께 17승으로 메이저리그 다승 공동 선두 그룹을 형성한 코리 클루버(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잭 그레인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잭 데이비스(밀워키 브루어스)는 앞으로 예정된 선발 등판이 2번밖에 안 남았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서 2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한 시즌은 1981년, 1994년, 1995년, 2006년, 2009년 등 5차례뿐이었다.

이중 1981년, 1994년, 1995년은 메이저리그 파업으로 시즌이 파행적으로 운영된 영향이 컸다. 시즌을 온전히 치르고도 20승 투수가 나오지 못한 시즌은 2006년과 2009년이고, 올해가 역대 세 번째가 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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