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스트라이크 판정에서 일관성을 잃은 심판을 만나면 추신수의 선구안은 급격하게 흔들린다. 분명히 볼이라고 판단한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면 화가 날 수밖에 없다. 2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리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현지 기자들은 클럽하우스에서 추신수에게 전날 당한 억울한 삼진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추신수는 전날 5-4로 앞서던 7회 1사 2,3루에서 주심의 석연치 않은 스트라이크 판정 탓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 높게 들어온 공이었으나 심판은 이를 스트라이크로 판정했다. 전광판으로 비디오 재생화면을 본 팬들은 심판을 향해 야유를 쏟아냈다.
이 기회에서 추가 득점에 실패한 텍사스는 결국 9회 마무리 투수 숀 톨러슨의 난조로 5-6으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인터넷 통계 전문사이트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추신수는 올해 스트라이크 존 바깥에 형성된 볼에 투 스트라이크 이후 15번이나 억울하게 삼진을 당했다.
추신수는 이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 중에서 24번째이자 팀 내에서 가장 많이 삼진을 먹었다. 추신수가 이날까지 기록한 시즌 삼진 117개의 12.8%가 사실상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에 따른 것이다. 해적 군단에 활기를 불어넣은 '루키'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도 14번이나 스트라이크 존에서 벗어난 공에 허무하게 삼진 판정을 받고 물러나 전체 3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부문 전체 1위는 콜비 라스무스(휴스턴)와 스티븐 수자(탬파베이)로 24번이나 허무하게 서서 삼진을 당했다. 추신수도 그간 답답했다는듯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추가 득점이 필요한 7회 상황은 우리에게 큰 기회였다"면서 "볼 카운트 초반이면 몰라도 2스트라이크 이후에 그런 판정은 경기의 흐름을 크게 바꿀 수 있다"며 심판의 결정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러면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억울하게 삼진 당한 횟수로 팀에서 1∼2위를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마지막으로 뛴 2012년 20차례나 억울한 삼진을 당해 전체 타자 중 13위에 올랐다. 신시내티 레즈 유니폼을 입고 한 시즌 개인 최고 출루율(0.423) 기록을 낸 2013년에도 동료 조이 보토(25개)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22번의 허탈한 삼진을 당했다.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공개적으로 분노를 표출한 지난해에는 8월 말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음에도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 중 가장 많은 31차례나 기막힌 삼진을 먹었다. 올해 올스타 휴식기 이래 타격과 출루에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힘을 보태는 추신수가 남은 경기에서 심판의 일관되지 못한 스트라이크 판정에도 평정심을 유지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