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A매치 데뷔전 데뷔골.’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 혹은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마법 같은 순간을 뽑으라면 바로 자신의 국가를 대표해 뛴 첫 경기에서 골을 넣는 것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바로 이 마법 같은 순간을 한국 축구에 손을 댄지 1년도 10개월도 되지 않아 벌써 4명에게 선사했다. 과연 슈틸리케의 마법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한국은 2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0시 중국 우한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동아시안컵 1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전반 45분 터진 김승대(포항)의 골과 후반 12분 이종호(전남)의 골을 엮어 2-0으로 승리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에서 골을 넣은 김승대와 이종호는 모두 A매치 데뷔전이었다. 모두 데뷔전에서 골을 넣은 마법 같은 순간을 맞이한 것. 김승대는 지난해 K리그 신인왕, 이종호는 ‘광양 루니’라는 애칭으로 유명할 정도로 K리그에서는 힘 좀 꽤나 쓰던 선수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대표팀에 합류하자마자 더욱 놀라운 순간들을 선사했기에 팬들은 더 신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결승골을 넣은 김승대는 “개인적으로 뜻 깊은 경기”라고 했고 이종호 역시 "잊을 수 없는 경기"라며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의 순간을 영원히 간직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같이 마법의 순간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유독 많다. 마법도 자주 부리니 마법인지 잊었을 정도다. 첫 주자는 ‘군대렐라’ 이정협(상주)이었다. 이정협은 지난해 12월 제주도에서 열린 전지훈련을 통해 꿈같이 무명선수에서 대표팀 발탁의 영광까지 안은 바 있다. 그의 첫 A매치는 아시안컵 직전 최종리허설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전(1월 4일).

이때 이정협은 교체로 들어가 고작 18분을 뛰면서 경기 종료 직전 A매치 데뷔골을 작렬시켰다. A매치 데뷔전인 것도 놀랍지만 18분만 뛰고 만든 골이기에 더 놀라웠다. 이후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의 최고 히트작이 됐다.

이정협 이후 잠잠하던 슈틸리케 매직은 지난 6월 작렬했다. 많은 논란 속에 뽑았던 이용재(나가사키)가 지난 6월 11일 열린 UAE와의 평가전에서 61분간 뛰며 A매치 데뷔골을 넣었던 것. 당시 이용재의 날렵한 움직임과 침착한 결정력은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쏙 들어가게 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리고 2일 이번에는 김승대, 이종호가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을 넣었다. 이로서 총 4명이 마법 같은 순간을 맞이했다. 모두 슈틸리케 감독의 미다스의 손 같은 마법이 작용한 결과다.

그가 ‘찍으면 뜨는’ 기적은 수없이 행해졌고 이제는 슈틸리케의 마법이 다음에는 어떤 선수에게 향할지 기다려질 수밖에 없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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