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선 선수.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국내 여자실업축구 WK리그 이천대교에 입단한 한국 여자축구의 간판 골잡이 박은선이 16일 "저는 참 행운아란 생각이 들었다"면서 "충분히 네 번째 (우승)별을 딸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박은선은 이날 봉천동 대교타워에서 열린 입단식 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은선은 지난해 8월 로시얀카와 1년6개월 계약을 공식 발표하고 러시아로 진출했지만 계약기간을 다 마치지 않고 중도 귀국했다.

박은선은 "러시아는 처음부터 월드컵 전 해외 경험을 위해 간 것이고 6개월 계약을 원했다"면서 "월드컵 후 한국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에이전트롤 졸랐고 로시얀카와도 얘기가 잘돼 돌어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은선은 "러시아리그는 피지컬이나 스피드 면에서 굉장히 좋지만 한국 여자축구도 상당히 성장했다는 걸 많이 느꼈다"면서 "패스나 기술적인 것은 WK리그가 훨씬 앞선다"고 봤다.

2003년 이후 12년 만에 밟은 지난달 캐나다여자월드컵 무대에서 활약이 기대됐던 박은선은 발목 부상으로 1, 2차전을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고 선발 출전한 3차전과 16강전에서도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박은선은 현재 몸 상태에 대해 "내년쯤이면 100% 최고의 컨디션으로 뛸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시즌도 80% 정도로 뛸 몸을 만든다면 골을 넣을 자신이 있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어 8월 동아시안컵에 대해 "제가 명단에 포함된다면 하던대로 열심히 하고 최고의 성적을 내려 노력할 것"이라면서 "다리 통증은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박은선은 전 소속팀인 서울시청과 먼저 협상했으나 대교가 사상 최고 대우를 약속하면서 마음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교스포츠단 서명원 단장은 "여자축구연맹의 규정에 따르면 A급선수도 5천만원 이상 줄 수 없다" 계약금도 1천500만원 이상 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출전, 승리수당 등 옵션 계약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박은선은 과거 타 구단 감독들의 성정체성 문제제기로 논란이 불거지며 마음고생을 한 데 대해 "지난 일이고 생각하지 않는다기보다 생각 안(하려) 한다"면서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되니 저도 이젠 아무렇지 않은 것 같다"고 심경을 밝혔다.

지난 시즌 준우승팀인 이천대교는 올시즌 7개팀 가운데 4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최근 선두 인천현대제철을 꺾은 데 이어 2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서 단장은 "박은선이 영입되면서 한층 네 번째 (우승)별에 가까이 가는 듯하다"고 말했고 박남열 감독은 "이번 시즌 우승이란 꿈 갖고 있기 때문에 몸관리를 잘해서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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