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 수상자 메달 수여를 거부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판정에 불만을 품은 동메달리스트인 인도 복싱 선수는 은메달을 딴 한국 선수에게 자신의 메달을 건네주고 자리를 뜨는 치욕을 안겼다. 한국선수에게 억울한 패배를 당했다는 항의 표시다.

한국 여자 복싱선수 박진아(25)는 1일 아시안게임 최초로 한국 여자 복싱에 은메달을 안겼다.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복싱 라이트급(60㎏) 결승서 인쥔화(중국)에게 0-2로 판정패했지만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하지만 전날 준결승에서 박진아에게 0-3으로 판정패했던 사라스와티 사리타 데비(인도)가 동메달 수여를 거부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데비는 시상식 도중 시상대에서 내려와 자신의 동메달을 박진아의 목에 걸어줬다. 당황한 박진아가 메달을 돌려주려 했지만 데비는 끝내 받지 않았다. 데비는 자신이 박진아에게 준결승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홈 텃세에 밀려 판정패한 것이란 불만을 이같은 방법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한복싱협회 관계자는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이 데비의 행동을 심각한 사안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 관계자도 “AIBA에서 징계위원회를 열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박진아도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판정은 심판이 할 일”이라며 미소를 지었던 그였지만 시상식 직후 쏟아지는 눈물을 억누르지는 못했다.

아시안게임의 경기 판정 논란은 유독 복싱에서 제기되고 있다. 박진아의 경기에 이어 남자 밴텀급 8강전 경기에서도 함상명은 툭스콧 은얌바르(몽골)와 대결해 3-0으로 이겼지만 은얌바르는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다. 링사이드에서 유니폼을 벗지 않고 3시간이 넘도록 버텼다. 실제 이 경기를 본 몽골 출신의 전 일본 스모챔피언 아사쇼류 아키노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김치 자식”이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두 경기를 지켜본 한 관계자는 “판정은 심판의 고유 업무이지만 관객이 보기에도 두 경기 모두 우리 선수들이 확실히 이긴 게임이라고 주장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 측은 이날 “판정 논란이 있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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