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탁구 여제'가 '도로 무법자'가 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현정화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 경찰에 입건된 가운데, 사고 모습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돼 화제다. 영상에는 현 감독이 탑승한 흰색 재규어 승용차가 정지 신호를 무시한 채 내달리다가 직진하는 검은색 모범택시와 충돌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현 감독은 이날 0시 50분쯤 만취 상태로 승용차를 몰고 갔다. 동영상에 찍힌 모습만 봐도 도심을 질주하는데 속도가 낮지는 않은 것도 알 수 있다. 교차로에서 빨간색 신호등이 켜져 있는데도 현 감독은 그대로 내달렸다. 그러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오리역 부근 사거리에서 오른쪽에서 오던 택시와 부딪힌 뒤 인도방향으로 핸들이 꺾여졌다. 택시는 파란색 신호를 보고 정상적으로 직진 중이었고 그 뒤에도 다른 차량이 잇따라 달려오고 있었다. 자칫 연쇄 충돌사고로 이어질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차량 앞쪽 우측을 택시와 충돌한 현 감독은 이후 보도블록을 타고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된 구조물과 부딪힌 뒤 멈춰섰다. 차량은 전면이 반파 상태로 일그러졌다.

이 사고로 택시에 타고 있던 승객 한 명이 부상을 당했지만 현 감독은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다. 사고 당시 현 감독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운전면허 취소 처분 기준을 훨씬 넘는 0.201%로 측정됐다. 경찰조사에서 현 감독은 "어디에서 누구와 술을 마셨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 감독이 아시안게임 남자 탁구 단체 결승전 패배 이후 술을 마셨다는 지인의 말에 따라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현 감독은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선수촌장직에서도 물러났다. 현 감독은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임무를 다하고 싶었는데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켜 죄송하다"며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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