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전 일본뿐 아니라 한국도 바람 영향 받아 힘든 경기 펼쳐”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 단체전 8강에서 한국에 패해 탈락한 일본이 한국 측의 ‘에어컨 바람 조작설’을 제기하자, 경기를 뛴 이용대(26·삼성전기)선수는 “우리도 영향을 받았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2일 ‘배드민턴 한일전에서 의혹의 역풍, 4강 놓쳤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첫 경기에서 나선 세계랭킹 4위 다고 겐이치(25·일본)는 세계랭킹 7위 한국의 손완호에게 세트스코어 1-2로 패했다”면서 다고가 제기한 경기장 내 바람에 대한 의혹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고는 “단식 1경기 2세트부터 갑자기 바람이 불기 시작했는데, 경기 중에 바람이 그렇게 바뀌는 경험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상대는 바람이 바뀌는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침착하게 경기에 임했다”고 주장했다. 스포츠 닛폰도 “2세트에서 다고에게 역풍이 덮쳤다”며 “에어컨을 의도적으로 조작했는지 3세트에서도 바람이 타고에게 불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한국 배드민턴 간판 이용대가 입을 열었다. 이날 유연성(28·상무)과 복식을 이뤄 쯔아이츠아흐신-리생우 조를 2대 0으로 가볍게 누른 이용대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일본 측의 바람 조작설 의혹 제기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이용대는 전날 8강전이 5시간이 넘도록 치열하게 진행된 점을 언급하며 “우리도 바람 때문에 첫 세트를 일본에 내주는 등 힘든 경기를 펼쳤다”면서 “똑같이 바람의 영향을 받았는데 패배한 일본이 에어컨을 트집잡고 나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차라리 에어컨을 끄고 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지만 관중들 생각도 해야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는 "체육관 에어컨에는 풍향을 조절하는 장치 자체가 없다"면서 "고의로 풍향을 바꾼다는 일본 주장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대표팀 관계자도 "어떤 경기장을 가든 바람 문제는 있으며 우리나 상대도 다 동일한 조건에서 경기를 치른다"며 "에어컨 바람으로 인한 피해는 우리도 보고 있다"고 발끈했다. 그러나 일본배드민턴협회는 일본올림픽위원회(JOC)에 경위를 보고하고 대응을 모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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