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진행되고 있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조직위원회 측의 잇따른 미숙한 운영실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성화가 꺼지고 실내 경기장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더니 급기야 이번에는 선수에게 지급되는 도시락 일부에서 식중독균이 발견되기도 했다. ‘아시아인의 축제’라고 거창하게 출발했지만 시작부터 조직위 측의 부실한 관리 운영으로 국제적 망신거리가 되고 있다.

조직위는 21일 사격·펜싱 경기 출전 선수에게 지급될 점심 도시락에서 살모넬라균을 발견, 도시락 공급업체에 도시락을 폐기 처분토록 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식사를 하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도록 하고 여의치 않은 경우 빵과 우유 등 대체식을 지급했다. 그러나 일부 선수들은 경기 시간에 쫓겨 식사를 하지 못한 채 경기에 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 관계자는 “아시안게임의 경우 음식물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기 때문에 식중독균이 한 개의 도시락에서 발생했다 하더라도 전량 폐기를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식중독균이 발견된 도시락 업체를 다른 업체로 교체하고 급식 안전관리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물론 이번 ‘식중독 도시락’은 업체의 잘못이긴 하나 사전에 이를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한 조직위의 안이한 태도를 질책하지 않을 수 없다. 업체에게 미리 잘못된 도시락 공급 시 엄한 처벌 기준을 고지하고 사전에 단단히 주의를 줬다면 이같은 일이 발생할리 없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20일에는 대회 성화가 밤 11시 38분부터 11시 50분까지 12분간 꺼졌다. 센서가 오작동하면서 전원이 차단돼 성화가 꺼진 것이다. 조직위는 서둘러 재점화 했지만 대회 기간 주경기장에 점화돼 있던 성화가 꺼지는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다. 또 이날 오전에는 배드민턴 경기장에서 정전으로 경기가 일시 중단된 바 있다. 인터넷 주요 포털사이트 등지에는 조직위의 운영 미숙을 질타하면서 “또 무슨 일이 터질지 조마조마하다”는 내용의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