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식이 19일 오후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렸다. '45억의 꿈, 하나 되는 아시아'를 주제로한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식은 임권택 장진 감독이 각각 총감독과 총연출을 담당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성악가 조수미와 싸이, JYJ, 엑소 등 K팝 스타들이 개막식 무대를 꾸몄으며 배우 김수현 장동건 등 한류스타도 총출동했다. '아시아 미래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치러지는 이번 아시안게임은 북한을 포함해 45개 아시아올림픽평의회 회원국 1만 5천명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한국은 금메달 90개 이상을 획득, 5회 연속 종합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인천=김명석 기자] 대한민국만의 전통과 문화는 없었다. 대한민국을 빛낸 스포츠스타들도 주목을 받지 못했다. 대신 개회식의 스포트라이트는 인기가수와 한류스타의 몫이 됐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개막을 알리는 개회식이 19일 오후 6시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개최됐다. 임권택 감독과 장진 감독이 각각 총감독과 총연출을 맡은 이번 개회식은 맞이행사를 포함해 약 4시간 여 동안 진행됐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6만 여 관중이 들어찬 이번 개회식에는 관중석에 설치된 LED바와 IT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아트영상 등 화려한 볼거리들이 중심이 돼 장관을 연출했다. 또 선수단 입장식 장면에서는 국가별 피켓은 든 요원들이 국화(國花)나 국가를 상징하는 동·식물 등을 활용해 디자인된 옷을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만 개회식 내내 아쉬움이 짙은 장면들도 있었다. 특히 아시아인들에게 우리만의 전통과 문화를 소개할 만한 장면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개회식이 시작되기 전 맞이행사로 진행된 풍물놀이나 성악가 조수미 씨와 합창단이 함께 부른 아리랑 정도가 '우리만의 컨텐츠'였다.

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들도 사실상 들러리에 불과했다. 오히려 개회식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이른바 한류 스타들과 인기 아이돌 그룹을 활용한 컨텐츠에만 집중한 모습이 역력해 스포츠인의 축제와는 거리가 동떨어진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실제로 이날 사전행사에서는 아이돌 그룹 EXO가 축하공연을 펼쳤고, 배우 장동건과 김수현은 개회식 본 공연에 함께했다. 또 홍보대사 JYJ의 공연, 영화배우 이영애 씨의 마지막 성화 점호, 그리고 가수 싸이(PSY)의 피날레 공연이 이어졌다. 이른바 '한류'로 대한민국을 알리는데 공헌하긴 했지만 사실상 대한민국 스포츠와는 무관한 스타들이 중심이 됐다.

특히 개회식의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 장면에서 정점을 찍었다. 대한민국을 빛낸 스포츠스타들인 이승엽과 박인비, 이규혁, 박찬숙, 이형택이 차례로 건네받은 성화는 마지막으로 영화배우 이영애 씨에게 전달됐다. 이영애 씨는 역대 아시안게임 개회식 최초로 마지막으로 성화를 점화한 비스포츠인이 됐다.

개막식을 하루 앞둔 지난 18일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는 '한류스타가 인천AG 개회식의 전부는 아니다'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애초에 조직위도 개회식을 준비하면서 한류스타들이 중심으로 비춰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그 우려는 현실이 된 듯한 느낌이다. 대한민국의 전통과 문화를 알림과 동시에 스포츠인의 축제의 개막을 알려야 했던 개회식이 정작 한류스타들을 위한 공연장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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