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 업튼(왼쪽)과 저스틴 벌랜더. ⓒAFPBBNews = News1
많은 운동선수들은 결혼을 계기로 전성기를 맞는 경우가 많다. 생활이 안정되면 잡생각도 없어져 운동에 전념할 수 있다는 것이 결혼 찬성론자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실제로 운동선수들은 일찍 가정을 꾸려 안정된 생활을 바탕으로 성공하는 경우가 있고, 미혼일 때는 힘을 쓰지 못하다가 결혼과 동시에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 경우도 많다. 전자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32), 후자는 넥센 박병호(28)가 좋은 예다.

캐럴라인 보즈니아키(왼쪽)와 로리 매킬로이. ⓒAFPBBNews = News1
문제는 결혼 전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할 때다. 기량과 관계없이 순전히 이성과의 만남의 기쁨과 이별의 아픔이 성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최근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한 로리 매킬로이(25·북아일랜드)와 여자 테니스 스타 캐럴라인 보즈니아키(24·덴마크)의 경우 파혼이라는 큰 아픔이 오히려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면서 같은 날 나란히 우승컵을 차지하는 아이러니를 연출하기도 했다.

▶로리 매킬로이-캐럴라인 보즈니아키

헤어짐의 아픔을 겪고 다시 정상에 복귀한 두 선수다. 골프스타 로리 매킬로이와 여자 테니스스타 캐럴라인 보즈니아키의 얘기다.

두 선수는 국적도 다르고 종목도 다르지만 2011년부터 사랑을 키우며 교제를 시작했다. 이 둘의 관계는 올해 1월1일 약혼하며 결혼까지 골인할 듯 보였다. 하지만 5개월여 만에 파혼하며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사실 이 관계에서 손해를 본 것은 보즈니아키였다. 2010년 세계랭킹 1위였던 보즈니아키는 2011년 매킬로이와 교제를 시작하면서 2012년 두 차례, 지난해 단 한 차례 우승하는데 그치는 등 하락세를 그렸다. 결별 직후 첫 대회였던 프랑스오픈에서는 7년 만에 1회전 탈락의 수모까지 겪었다.

하지만 보즈니아키는 21일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TEB BNP 파리바 이스탄불컵(총상금 25만 달러) 정상에 오르며 이별의 아픔을 반전의 계기로 삼는 단단한 의지를 보여줬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옛 연인이었던 매킬로이 역시 메이저 골프대회인 제143회 브리티시오픈에서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개인 통산 3번째 메이저 대회 정상에 섰다. 이들 모두 이별의 아픔을 잘 극복한 운동선수 커플의 표본이 될 만하다.

▶저스틴 벌랜더-케이트 업튼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소속의 선발 투수 저스틴 벌랜더(31)는 2012년부터 미국의 모델 케이트 업튼(24)과 교제를 시작했다.

벌랜더의 여자 친구 케이트 업튼은 글래머러스한 몸매와 빼어난 미모를 가진 모델로 2011년 톱모델의 상징인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수영복 에디션'의 표지를 장식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미국 스포츠계 최고와 모델계 최고의 만남으로 큰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만남의 기쁨 덕분이었을까. 교제가 시작된 2012년, 벌랜더는 17승 평균자책점 2.64로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며 직전시즌 환상적인 활약(트리플크라운, MVP, 사이영상 동시 수상)을 계속 이어갔다.

하지만 업튼과 만남이 지속되면서 벌랜더의 성적은 하락하기 시작한다. 2012시즌 2.64였던 평균자책점은 1점 가까이 올랐고(2013시즌 3.46), 2012시즌 94.3마일이었던 평균구속은 1마일이나 하락(93.4마일)했다.

현재도 계속 교제 중인 것으로 알려진 벌랜더는 올 시즌도 21경기에 나와 23일까지 평균자책점 4.84로 극도의 부진을 겪고 있어 팬들 사이에서는 ‘아름다운 업튼과 만나니 성적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떠돌기도 한다.

▶맷 켐프-리한나

어쩌면 벌랜더가 본받아야 할 길을 걷는 선수가 LA 다저스의 외야수 맷 켐프(30)일지도 모른다. 켐프는 2009년 겨울, 남성잡지 맥심 ‘HOT 100’에 5년 연속 이름을 올린 가수 리한나(26)와 교제를 시작했다. 그녀와 함께한 켐프는 2010 시즌, 데뷔 후 최저 타율인 2할4푼9리에 그치면서 다저스 단장과 코치진으로부터 “경기에 몰입하지 못한다”는 공개적인 비난을 들을 정도로 심각하게 무너졌다.

부진한 2010시즌을 보냈러던 켐프는 리한나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혹독한 스프링캠프를 보내며 부활을 다짐했다. 그리고 2011시즌 자신의 커리어하이 시즌(타율 0.324 39홈런 126타점, 홈런왕, 타점왕, 최다득점 1위)을 보내며 골드글러브, 실버슬러거, 올스타, MVP 투표 2위를 쓸어담는 환상적인 시즌으로 부활했다.

켐프와 경합해 MVP를 차지했던 밀워키 브루어스의 라이언 브론이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2011시즌의 진짜 MVP’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장원준-정수정

한국에도 스포츠스타와 연예계의 만남이 화제가 된 바가 있다. 2010년 롯데 자이언츠의 좌완투수 장원준(29)과 배우 정수정(26)이 연애사실을 인정했던 것. 롯데의 든든한 선발투수와 글래머러스한 몸매와 귀여운 외모로 CF와 예능 프로그램 등에 나오며 인기몰이 중이던 정수정의 만남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공교롭게도 만남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2010시즌 장원준은 2007년 이후 최악의 평균자책점인 4.43을 기록하며 무너졌고 2006년 이후 가장 적은 144.1이닝을 던지는데 그쳤다.

두 사람은 2011년 결별했다. 그런데 장원준은 그해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인 180.2이닝 15승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다. 당시 평균자책점은 리그 4위, 다승과 이닝은 3위를 올린채 군복무에 들어갔다. 정수정은 오랜 준비 끝에 2012년 5월 써니 데이즈라는 걸그룹으로 데뷔해 가수로 활동 중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