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공급 자국 우선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 제약회사 모더나는 다른 국가들에 대한 백신 공급이 미국보다 한 분기 정도 늦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모더나는 "미국을 제외한 국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의 공급과정이 미국보다 한 분기 정도 늦게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타국에 대한 백신 공급을 "계속 늘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더나는 이런 입장을 설명하면서 자국에 대한 백신 공급 일정을 재확인했다.

모더나는 "오는 5월 말까지 1억회분, 7월까지 1억회분의 백신을 미국에 추가로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더나는 지난달 29일에도 "미국 정부와 약속한 백신 공급 일정을 지킬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같은 내용의 공급 계획을 밝혔다.

전날 기준으로 모더나가 미국에 공급한 코로나19 백신은 1억1700만회분으로, 전 세계에 공급한 물량의 약 88.6%를 차지한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 1500만회분의 백신만 공급됐다.

애초 모더나가 지난 2월 밝힌 미국과의 계약 물량은 3억회분이다. 이날 보도자료에서 밝힌 미국에 대한 전체 공급 물량과 비슷하다.

모더나가 이날 업데이트한 공급 계획은 자국에서 생산된 백신을 우선 확보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자국민에게 백신을 우선 접종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세계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에 4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했지만, 역시 백신 자국 우선주의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모더나와 2000만회분의 백신 구매 계약을 진행하다가 12월 말에 4000만회분으로 늘려 계약했다.

공급 시작 시기도 올해 3분기로 논의됐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와 통화한 뒤 2분기로 앞당겨졌다.

모더나 백신은 국내에서 조만간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최종점검위원회의 3중 자문 절차를 거쳐 허가 여부가 결정이 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백신의 초도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언제쯤 국내에 처음 도착할지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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