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위협' 민원 제기된 곳…김현주 의원 사고 위험성 경고

주민들 "주민의견 수렴 없는 기형적 형태 도로"…재공사 요구

경기 의정부 고산동 구성마을 주민들이 마을 앞 도로 재공사를 요구하며 시위를 펼치고 있다. 사진=현대곤 기자
[의정부(경기)=데일리한국 김동영, 현대곤 기자]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도하고 있는 경기 의정부 고산공공택지지구 내 대로에서 교통사고로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인근 주민들이 대로 개설에 대해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7일 의정부시 고산동 구성마을 주민 50명은 마을과 연결된 도로 입구에서 “주민의견 수렴 없는 기형적 도로 개통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며 마을주민의 안전과 편의를 고려한 재공사를 주장했다.

문제의 현장은 고산동 '신숙주 선생의 묘'가 위치한 곳이다. 개발 이전부터 오랜 기간 터를 잡고 생활해 온 원주민은 80여가구다.

이곳은 LH가 고산택지지구 개발을 위해 토지를 수용하면서 마을의 도로가 단절돼 사업 초기부터 주민들의 민원이 지속돼 왔다.

하지만 LH는 마을 주민들의 민원을 외면한 채 도로계획을 수립해 도로개설을 강행했다. 그 결과 이 마을 앞을 지나는 왕복 4차선 대로가 2월 초 개통하자마자 사망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고산대로가 완전 개통된 후 의정부 용현동 방향에서 진입하는 차량이 구성마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호등 2곳을 지나 약 400여 미터를 주행후 유턴으로 돌아와야 마을로 진입하도록 설계됐다.

또 구성마을에서 대형마트 등이 입점해 있는 민락지구나 금오지구를 가기 위해서도 마을 입구에서 우회전으로 100여 미터를 운행 후 유턴을 해야 한다. LH가 계획한 도로가 개통된 이후로 마을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을 대책위 고모씨는 "거대공기업인 LH가 고산지구개발을 하면서 지역주민의 의견은 전혀 수렴하지 않은 채 무책임하게 도로계획을 수립했다"면서 "오랫동안 지역에 터를 잡고 살아온 구성마을 사람들이 터를 빼앗긴 서부개척 시대의 인디언이 된 기분"이라며 의정부시가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대책위의 또다른 주민은 "현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해당 도로는 주민들의 교통편익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계획됐다"며 "이는 마을 진출입 도로의 맞은편 상가지역을 높은 가격으로 분양하기 위해 기형적 형태로 사거리를 설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LH측은 주민들의 재공사 요구에 "시행지구 밖의 사업으로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국민권익위원회는 "원인자부담 원칙에 따라 LH가 사업비를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날 시위 현장에 참석해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한 국민의힘 소속 박순자, 임호석 의원은 "사고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하며 시의회 차원의 방안을 마련해 문제점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도로의 교통사고 위험성은 이미 의정부시의회 본회의에서 공론화된 바 있어 LH가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현주 의원(국민의힘,라선거구)은 지난해 11월 6일 개최된 본회의에서 5분자유발언을 통해 "고산로에서 택지개발로 신설된 고산대로 건너편에 있는 과수원을 가려면 북측 연결지점과 남측 연결지점을 U턴해야만 가능하다"면서 "진출입로가 사실상 단절된 것과 다름없고 진출입로에서 나와 U턴 구간으로 가기 위해서는 목숨을 건 운행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사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