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망 원인 조사 중"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하린 기자] 최근 일주일 사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무료접종한 뒤 사망한 사례가 5건이나 보고돼 보건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인천·전북·대전에 이어 제주와 대구에서도 독감백신 접종 이후 숨지는 일이 잇따라 발생해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2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독감 백신 접종 이후 며칠 이내에 사망해 보건당국이 사인을 조사 중인 사례는 현재까지 총 5건이다. 전날까지 3명의 사망자가 보고됐으나 이날 제주와 대구에서 추가 사망자가 1명씩 더 나왔다.

먼저 지난 16일에는 인천에서 17세 고등학생이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고 사망했다. 이 학생은 지난 14일 정오께 인천 소재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독감 백신을 맞았는데, 알레르기 비염 외에 특이한 기저질환(지병)은 없었다.

전날 전북 고창에서도 독감 백신을 접종한 70대가 사망했다. 전북도 등에 따르면 이 70대는 지난 19일 오전 9시께 동네 한 의원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했고 하루 뒤인 전날 오전 7시께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 오후 대전에서도 독감 백신을 맞은 80대 남성이 숨을 거뒀다. 대전시 등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 19일 오전 9시께 동네 의원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했고, 전날 오후 2시께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한 시간 후인 오후 3시께 숨졌다.

이날도 사망자가 두 명이 추가됐다. 대구에서는 독감 백신을 맞은 70대 남성이 사망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동구에 거주하는 78세 남성이 전날 정오께 동네 의원에서 무료로 백신을 접종받은 뒤 오후 1시 30분께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가 이날 0시 5분께 숨졌다. 이 남성은 파킨슨병과 만성 폐쇄성폐질환, 부정맥 심방세동 등의 기저질환이 있었다.

제주에서도 독감 백신을 접종한 60대 남성이 숨을 거뒀다. 이 남성은 지난 19일 오전 9시께 제주시 민간 의료기관에서 무료 독감 백신을 맞았으며, 전날 오후 11시 57분께 건강 상태가 나빠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정부는 현재 관련 사안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총괄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무료접종 독감 백신에 대한 국민의 우려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 총괄대변인은 또한 "최근 나타나는 사망 사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그 사망의 원인을 밝히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며 "질병청을 중심으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 등의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사망 사례와 독감 백신 접종간 연관성을 우선 조사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두려움은 점점 더 커지는 상황이다.

현재 일선 의료기관과 보건소에는 백신의 안전성 여부를 확인하는 주민들의 문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도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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