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부작용으로 말도 못하고 걷지도 못해 정상적인 시정운영 불가

시 공무원들, 시장 건강 비밀로 취급해 시민들 시장 건강 상태 몰라

경기도의정회 양주지회 한형석 대표가 이성호 양주시장의 사퇴 촉구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김동영 기자 kdy@hankooki.com
[양주(경기)=데일리한국 김동영 기자] 경기 양주시의 지역정치인들이 2년여 가까이 장기 투병으로 시정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이성호 양주시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양주지역 전 경기도의원들의 모임인 경기도의정회 양주지회(대표 한형석)와 전 양주시의정동우회(대표 유재원) 등은 20일 양주시청 잔디광장에서 이성호 시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자리에는 김성수 전 국회의원, 현삼식 전 양주시장을 비롯해 한형석·유재원·이흥규 전 도의원과 박길서 전 양주시의회 의장 등 지역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한형석 대표는 성명서를 통해 "이성호 시장이 건강 문제로 시정에 참여하지 못한지 벌써 2년여가 지났다. 하지만 양주시는 시장의 건강을 비밀로 취급하며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대다수 시민들은 자신들의 손으로 뽑은 시장이 정상 출근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한때 양주시민의 선택을 받아 봉사한 적이 있는 전 양주지역 정치인들로 이성호 시장의 공백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생각에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지역 행정의 중심인 시장의 기민한 대처와 빠른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요구되고 있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의 건강은 양주시정은 물론 시민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사안의 심각성을 상기시켰다.

또 "양주는 23만여 명의 시민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다. 시장 개인의 건강 문제로 인해 양주시의 중요한 결정들이 신속하게 처리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의 노고와 시스템으로 큰 문제없이 시정이 운영되고 있다지만 모든 것이 시스템으로만 운영된다면 민선 시장의 존재 의미는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특히, 한 대표는 "공직에 몸담은 적이 있는 저희는 시장의 건강 문제가 양주시정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지금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더 이상 침묵할 수는 없다는 데 뜻을 모았다"며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이성호 시장은 2018년 9월 성대 부위 수술 부작용으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메모 등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 2월 허리디스크 수술 이후 보행도 어려워 대외적인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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