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억울한 옥살이 한 윤모씨에게 사죄…사흘간 잠 안 재우고 허위자백 받아
  • 수원법원종합청사. 사진=수원지법 제공
[데일리한국 장수호 기자] 화성연쇄살인범 이춘재가 저질렀던 8차 사건을 담당했던 당시 형사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며 재심을 청구한 윤모(53)씨에게 사과했다.

이 형사는 31년 전 윤씨를 불법 체포한 후 사흘간 잠을 재우지 않고 조사했고, 윤씨의 진술을 듣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의 수사보고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와는 동떨어진 내용의 조서를 작성하는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11일 수원지법 형사12부 심리로 열린 해당 사건 재심 4차 공판에서 이춘재 8차 사건 담당 형사였던 심 모씨는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싶다"며 "윤씨에게 죄송하다. 저로 인해서 이렇게 된 점에 대해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증언했다.

심 모 형사는 이날 3시간 30분 정도 이어진 증인신문이 끝나갈 때 쯤 피고인석으로 몸을 돌려 윤씨를 향해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

사건 발생 다음 해인 1989년 7월 심 형사는 용의 선상에 오른 윤씨를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서로 연행헤 사흘간 잠을 재우지 않고 조사한 뒤 자백을 받아 구속시킨 지 31년 만의 사과였다,

윤씨의 변호인인 박준영 변호사는 "윤씨는 소아마비 장애로 인해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며 "이 때문에 현장검증 당시 담을 넘어 피해자의 집으로 침입하는 등의 중요 행위를 재연하지 못했는데, 심씨를 포함한 수사관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윤씨의 자술서를 보면 맞춤법도 틀리고 문장도 맞지 않는다"며 "심씨는 이처럼 한글 능력이 떨어지는 윤씨에게 조서를 보여주고 서명 날인을 받았다고 하는데, 도대체 이런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다음 재판은 이달 24일 열린다. 이 공판에서는 당시 형사계장 등 경찰관 2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양이 성폭행 당한 후 살해된 사건이다.

1989년 7월 범인으로 검거된 윤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하며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 된 윤씨는 이춘재의 8차 사건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올해 1월 이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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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20/08/11 22:13:50 수정시간 : 2020/08/11 22: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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