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기 속 수돗물에 떠 있는 유충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인천 서구 지역 수돗물에서 벌레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천 부평구와 강화군 지역에서도 유충이 발견됐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15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시 강화군 수돗물에서도 유충이 나왔다는 신고가 전날 밤 시 상수도사업본부에 접수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강화도에도 수돗물 유충이 나왔다"는 글과 함께 유충이 올라온 사진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수돗물에 유충이 나왔다는 뉴스를 보자마자 (필터를) 확인해보니 유충이 있었다”며 “소름이 돋아 순간 소리를 질렀다”고 적혔다.

상수도사업본부는 현재 직원을 현장으로 보내 실제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생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강화군은 유충 발생 민원이 잇따라 제기된 서구 지역과 같은 공촌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 곳이다.

같은날 인천 부평구 갈산동의 한 아파트에서도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이날 오전 4시께 출근을 위해 수돗물을 틀었는데 벌레 유충이 대량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시는 "현재까지 서구 지역을 제외하고는 타 지역에서 정식으로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는 없었다"라며 "발견된 유충 등은 여름철 기온이 올라가면서 물탱크나 싱크대 등에 고인물에서 발생 할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강화군 사례처럼 공식적으로 신고가 접수되지는 않았으나 인터넷 등을 통해 유충 발생 소식이 알려진 계양구와 부평구 등지에 대해서도 유충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한편 상수도사업본부은 인천 서구 일대의 깔다구류 유충이 발생한 원인이 세척 주기가 긴 정수장의 여과지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생물막을 형성해 이물질 등을 제거하는 '활성탄 여과지'의 세척 주기가 길어서 유충을 제때 제거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서구 공촌정수장의 활성탄 여과지는 깊이 2.7m의 못 형태로 가루보다 큰 크기의 고순도 탄소 입자로 채워져 있다. 이 여과지는 유기물을 협착하는 특성이 있어 정수과정에 설치하면 일종의 생물막을 형성해 냄새 물질이나 이물질 등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여과지를 자주 세척하게 되면 생물막이 제거될 수 있어 세척 주기가 15∼20일로 긴 편이다.

이에 상수도사업본부는 여름철 날벌레가 불을 환하게 켜놓은 정수장에 날아왔다가 여과지에 알을 낳아 유충이 발생,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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