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 전경 사진=경기도 제공
[경기=데일리한국 하태호 기자] 경기도는 허위 영농계획서를 제출해 세금을 감면받은 후 의무사용기간을 지키지 않고 되팔아 부당 이익을 챙긴 것으로 의심되는 농업법인 7곳을 적발했다고 6일 밝혔다.

경기도는 지난 2월 도내 총 2만 7493개 농업법인을 대상으로 최근 5년 간 취득세 감면 실태 전수 조사를 실시, 취득세를 감면받은 후 의무사용기간인 3년을 지키지 않고 토지를 매각한 법인 184개 법인을 적발했으며, 이 중 지방세 포탈이 의심되는 법인 7곳을 적발했다.

도는 적발 법인 중 6곳을 고발 조치하했다. 또 부동산을 은닉해 체납처분의 집행을 피하려 한 1곳에 대해서는 통고처분(벌금상당액) 1700만원을 부과했다.

이들 법인들은 허위 농업경영계획서를 작성·첨부하거나 해당 자치단체에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 농지를 취득한 후 곧바로 매도해 부정한 매매차익을 남기는 수법을 사용했다.

서울에 위치한 A농업법인은 벼를 재배하겠다며 지난 2015년 농업법인을 설립해 같은 해 평택에 농지를 취득한 후 3년의 의무사용기간을 지키지 않고 농지 취득 다음날부터 이를 109명에게 쪼개 되팔아 35억원의 매매차익을 남겼다. 이 법인은 실제 벼농사를 할 것처럼 허위 농업경영계획서를 첨부해 취득세를 감면받았다가 이번 조사에 적발됐다.

안성시에 있는 B농업법인은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번에 걸쳐 안성시 임야 6필지 30만7437㎡을 37억원에 사들인 후 33명에게 지분을 쪼개 팔아 31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미 처분한 땅을 농사지을 것처럼 허위 신고해서 7400만원의 취득세까지 부당하게 감면받았다.

도는 A와 B법인을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강원도 C영농조합법인은 지난 2015년 평택에 임야를 취득하면서 3년 의무사용기간을 지키지 않고 그 해 임야를 되팔아 세금을 탈루했다가 이번 조사에 적발되고 나서야 4년 넘게 체납된 세금 약 1100만원을 완납했다.

김포시에 소재를 둔 D농업법인은 취득세를 내지 않은 채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특수 관계인 아들의 E법인으로 매각해 체납처분을 회피했다. 이에 양 법인 대표를 조사한 결과 부동산에 가등기 설정 후 무상으로 부동산을 이전해 D농업법인이 세금을 내지 않도록 공모한 사실이 조사에서 적발됐다.

이의환 도 조세정의과장은 “이번 조사는 ‘지방세특례제한법’을 악용해 지방세를 체납하는 농업법인에 대한 광역지방정부 범칙조사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농업법인이 세금 탈세에 악용되는 사례가 없도록 지속적으로 철저히 조사해 경기도에서 조세 관련 부정 행위가 근절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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